선우, 선우, 선우 : 집으로 가는 길
… 13~14화 소감문
11~12회에서 다 말하지 못했던 선우의 남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되새김질을 통해) 구토와 배설이 가능한 것이 바로 13~14회입니다. 11~12회에서야 다시금 부각되기 시작한 선우의 면모들이 이어지거나 오버랩되고 더 심화되어져 있거든요.
1. 이런 선우 너무 좋아 – 찌질? 쫀쫀한?? 인간 선우 (12회 at ‘화장실’)
;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고, 늘 윤진이를 배려해서 보여주지 않았거나 윤진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했기에(?)[1] 윤진이도 우리도 몰랐던 선우의 진짜 본 모습 중에 우리가 (아마도)처음 목격한 것이 바로 ‘배설의 장소, 화장실에서’ 입니다. 알고보니 마냥 착한 남자가 아니었고 쫀쫀?? 치사?? 찌질??한 놈이었고 그걸 선우가 거침없이 드러내서 저에겐 진짜 통쾌했던 장면이었어요. 윤진이는 ’나 내 가족에게 가야해, 비켜’, ‘선우씨, 생각보다 구질구질하네?’ 등등을 말하면서 그동안 그가 뒤집어쓰고 있던 착한 남자 ‘굴레, 고리’를 건드리지만, ‘쫀쫀한 진짜 선우’는 니꺼 내꺼 따박따박 따지면서( - ‘내 가족 이렇게 만들고 너는 홀랑 튀는 건 안되지…’, ‘상황 이렇게 되었어도 나는 너 원망 안했어, 그러니까 너도 한번만 솔직하게…’, ‘아니, 너 못믿어.’ 라고. 캬캬) ’너도 날 몰랐던 거겠지.(=응 그래 나 구질구질한 놈이야!)’ 라고 응수해버립니다.
눈뜨고 코베이는 헛똑똑 (나 닮은 자승자박)선우라서 내내 저의 분노를 차오르게 하더니[2], 드.디.어. ㅠㅠㅠㅠㅠ 그래 이거야 이눔아~~~ bb ㅜㅜ
그리고 윤진의 저런 부분이야말로 남자들에게는 더없이 치사하게 수시로 강요되는 세상의 ‘드~러운(O) 굴레’이기도(=자승자박) 할 겁니다. 저의 해석이 색다르다?엉뚱하다? 느끼시는 분들 중에는 블루레이/디비디 감독판을 주문하신 덕에 특전으로 따라온다는 ‘대본’으로 읽게 되시는 분들이 있을 테죠. 그때에 대본의 글자로써 저 씬을 다시 접하시게 되면 그 느낌이 자못 다르게 다가오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그리고 무작정 환상적이고 거리감이 멀던 선우가 드디어 인간적으로 보이실 거여요.
2. Superego가 남달리 발달한 선우
3. 왜 내 옆에 있는 거냐고? : 꿰뚫어보는 자, Penetrator 선우
11~12회를 통해서 윤진이는 기철에게 그동안 꼼짝없이 잡혀있던 콘트롤 버튼들, ‘가족’과 ‘그녀의비밀(김선우가 자신의 정체를 아는 것)’ 이 두 가지 버튼들 모두를 어느 정도는 반납한 상황이 되었죠. 가족은 오태식 과정을 통해서 중국으로 빼돌리는 중이었고, 김선우랑은 헤어지려고 작정을 하고 본인이 간첩이라고 밝혔으니 튀는 것에만 성공하면 더 이상 밝힐 것도 얽힐 것도[5]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계속 머물어 선우나 기철과 얽히면 그녀는 ‘그녀가 인간적으로 가장 숨기고 싶었던 그 나머지[6]’도 드러나질 위기에 빠지게 되는 거죠. 특히나 기철은 모르는 게 없어요. ㅋ.
그리고 선우도 그렇습니다. 조수연이라는 트리거를 통해 윤진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순식간이요, 그래서 비탄에 빠지는 것도 순식간, (자신의 거울 같은 면모를 지닌) 그녀를 불쌍히 여기는 과정[7]에 이르기까지도 그는 정말 모든 게 빠릅니다. 목을 조르는 씬 한 장면만 따지고 봐도 (여타 드라마라면 다수의 씬으로 시퀀스를 구성할, 또는 여러 개의 시퀀스도 나올법한 이야기들을) 각각의 여러 의미들을 김재중의 연기를 통해서만 계속 바꿔나가고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그것이 연기지도 디렉팅의 힘이든 연기자의 해석력 덕이든, 하여간 김재중이 이 모든 걸 나름 다 구분해서 연기하니까 제가 포착한 것이지 화면상 존재하지 못했던 것을 제가 간파하고 말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 순이로서 입을 틀어막고 감격의 쾌재를 외치고! ㅠㅠ ‘우리 재중이가 이런 포텐셜의 배우’ !!
꿰뚤어 보는 자로서의 면모[8]죠. 반면 이 드라마는 드라마적으로 그것을 강조해주거나 친절한 설명은 절대 해주질 않아요. 멜로로 덮어야만(위장해야만) 해서 그런 것인지[9], 아니면 시청자가 다 알거라고 생각하셔서 그러시는 것인지 그 이유는 당췌 모르겠습니다만 --; 여튼 (참 빠르게) 꿰뚫어볼 줄 아는 선우는 ‘나를 사랑한것도 거짓말이었니?’와 같은 거짓말탐지기 테스트성 질문을 통해서 사랑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이 대사가 뒤에 나오죠 : - ‘그러니까 너도 한번만 솔직하게 (황.기.철.)’ (12회 화장실씬)
13회 차안 코코아씬 대사들은 'polygraph 그 자체인 인간' 선우와 '시험대상자가 된 윤진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합니다. 멜로 코드와 주입식 BGM들을 걷어내고 보시면 말이죠.
- ‘왜 이러는 거야?’ (풀어줘도 곁에 있으려는 그녀를 두고 꽤 냉담하게) : 코코아를 갖다주며 그를 걱정하는 그녀[10]와 시선을 안 맞춰줌. 그녀가 대답으로 공복걱정 타령을 하자…
- ‘아니, 왜! 내. 옆.에 있.는. 거냐고?’ : 선우가 이번에는 고개까지 돌려 그녀에게 눈을 맞춰주면서 고개를 까닥까닥 대며 방점까지 찍어줍니다. (중요대사)
- ‘솔직하게 말하네. 오늘은.’ : (그러나 다시 시선을 돌리며 피식~ 내뱉음. 이 대사는 실은 중요대사가 아닌 것임)
제가 볼 때, 윤진이는 선우가 많은 것을 단숨에 꿰뚫어보는 사람인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13회 차안 대화들을 보면 윤진인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정직하고 있고, 선우는 선문답을 계속하고 있어요. 현실 그 이상의 중의적인 질문들요. 차 안에서의 선우의 모든 말은 다 심각하게 중의적이고 이질적이어요. (제발 러브테마인척 하는 BGM이나 OST를 뇌에서 삭제하고 그들의 대화를 다시 들어보시고 김재중의 연기 위주로 다시 화면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선우씨 때문에(=너 생각해서 남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라고 그녀가 또 다시 마음을 속이며 반문을 할 때 (뻔히 아는)선우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 ‘근데 참 이상해. 그동안 나를 속여왔던 너보다 지금의 네가 더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거든’
: 이때는 다시 시선을 맞춰줍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자동적으로 마치 ‘난 옛날의 네가 차라리 더 그리워’라던가 ‘지금의 너란 현실, 이 모든 게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어’라는 식으로 알아서 로맨틱하게 착각을 해주기엔 너무 길고 구체적이죠. 저 장면을 보는 순간 저는 속으로 외쳤습니다. ‘장자의 꿈[11]타령도 아니고… 뭐냐? 김선우? @@; ’ 선우의 태도를 보면 선우 자신은 ‘알고 말하는 자’로서 참 명확한 데 그래서 왠지 '경고'같아 보이는 데, 시청자와 윤진이만 헤매게 하죠. 윤진이는 무슨 말인지 알았을 까요? 여전히 (죄지은 것도 모르고 숨길 것은 숨기고) 그나마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도 거짓말로 덮으면서 그래도 왠지 마음이 걸려서 맴도는 그녀에게 최후의 조언을 (인간적으로) 날려주는 대사였을 수 있어 보여요. (저 역시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다 보인다니까? 선우의 눈에는.
그 뒤로 ‘믿고 싶은 대로 믿으라는, 너도 네 가족도 더 이상 안 다쳤으면 좋겠다’고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의) 진심이라도 드디어 드러내자, 선우는 그녀가 지켜보지 않는데도 ‘코코아’를 단숨에 꿀꺽 삼켜줍니다.[12] 그래도 계속 그녀에게 기회를 주기로 지켜봐 주기로 마음을 먹는 거죠. 유예. 참 대인배여 --;
차안 코코아씬 관련 대사들을 두고 제가 이런 의심을 하는 이유는 쌩~했던 선우가 이 대화 이후로 13~14회 구간내내 툭하면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봅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긴 한듯 한데,,, 참는 듯하면서 수차례나 속을 알 수없게 응시만 하는 모습을 빈번히 보여줘요. 제가 그렇게 못읽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 데...ㅎ
4. 은하철도 999, 메텔メ-テル
드라마 내내 윤진이가 집에 혼자 있을 때 꼭 들리던 기차소리가 늘 궁금하긴 했는데, 딱 떨어지는 답을 그동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굳이 기찻길가 집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래서 기차 지나가는 소리를 계속 반복적으로 삽입했을 텐데 말이죠. 그러던 중 12회 자백씬 말미에 제 귀엔 처음으로 선우가 함께 있는(?) 장면에서도 기차소리가 들리더군요. 선우가 그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기차가 지나갑니다. 그 집의 정체와 그녀의 정체 및 본질을 제대로 깨닫던 때이기도 하죠.[14]
그리고 13회 차 안 씬에서 윤진의 테마(?)이던 지아의 OST ‘별먼지’가 흐릅니다.[15] ‘아주 먼 옛날, 두 개의 별이… 그래서 그 둘은 모르고 살아요~ …. 사랑만 하려고 이 곳에 온 걸요 ~~~’ 으아~ 이거시 뭐시다냐 @@;; … 보자보자… 으아 이분이 먼 우주에서 오셨구나~! 이분이 누구시던가!!
철도, 긴머리, 늘 기차게 잘 말아올려진 긴 속눈썹, 검은 망토 같은 코트. 엄마 닮았고 비밀이 있던 여자.[16]
철이 엄마의 육신으로 제조된 몸을 갖고 있고, 철이(와 우리)에게 연인 같으면서도 엄마같기도한, 참 모호한 사랑을 갖게 하던 아름답고 다정한 그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비밀을 말해줄 수가 없었던 여자, 늘 철이를 보호하지만 그리고 망설이는 모습도 죄책감 같은 것도 기계별이 가까워질수록 많이 보여주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끝내 철이를 그 기계별로 데려갔던 여자. 자신의 엄마인 여왕에게 반항을 하나마나(기억이 잘 안나고 --;) 철이를 떠나보낸 뒤에도 다른 소년을 태우려 다른 열차 777호에 몸을 싣고 마치 영겁의 세월동안 은하를(구천을) 떠돌 것 같이 끝난 그녀. ㅋㅋㅋ OMG
5. 13회~14회 연결부의 기타 등등
2) 선우는 양쪽을 옭아매겠다고 송중혁네 집에 찾아가서도 역시나 ‘미남계’ 일명 ‘얼굴뽕’을 약 5세 소녀에게도 시전함. 송중혁 딸은 정말이지 ‘이 오빠에게 뿅~’가있는 얼굴을 한껏 ‘꼬소한[17] 국산 참깨같이’ 연기함. 눈이 달렸으면 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 통하는 저 얼굴이란? (흐아~ 캐스팅의 승리!)
6. 집행자Executer, Judge 선우
송중혁네 집에 가기 전, 윤진에게 자신이 돌아오지 못하면 하드를 황기철에게 넘기고 엄마를 되찾아주길 부탁했었고, 저녁엔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준(돈덩어리인 하드를 들고 혼자 튀지도 않은) 그녀를 겪습니다(지켜봅니다). 그리고 현태를 만나러 가면서 그녀에게 나쁜놈들 양쪽과 ‘싸울 것’을 예고합니다.
7. Identity가 규정되는 ‘진짜’ 과정이란?
그 이후에는 현태를 만나서 시청자에게 사건축(메인종축2: Money, Ideology, Coercion)을[19] 현태-선우의 커플 만담을 통해 모처럼 친절하게 요약 정리 및 복습을 시켜주고… --; 자신의 계획을 윤진이가 다 듣게 하고 참여하게 해줍니다. Coercion이 아닌 것이죠. (기철의 판은 그녀의 자의적 선택이 부분적으로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그 시작은 coercion의 측면이 큽니다) 선우가 속으로는 그녀를 믿던 안믿던 간에 선택은 철저히 그녀의 몫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선우는 이제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아요(=그녀를 믿고 안믿고가 중요하지 않아요). 희생자나 줄이자고 그랬던가요? … ㅎㅎ
선우가 이제는, 상대가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나에게 등을 돌릴지라도 ‘자신은 그저 자신’임을 보여주기 시작한 장면이고(전에는 엄마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그녀에게 맞춰주려 부단히 노력하고 살았었죠) 그는 ‘해방과 성장’을 맞이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윤진이를 믿고 계획을 밝힌 것으로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화면 속의 그는 줄곧 윤진이는 의식하지 않고 그저 흘리기만 하면서 현태만을 상대합니다. 그는 이런 것이 중요한 사람이 되었어요. : 나는 그저 ‘나’이고, 네가 ‘너’가 되는 것은 올곧이 너의 선택들로써 규정되어가는 거야! (identity)
8. 그래서 네가 얻는 게 뭐냐? : ‘집으로 가는 길’
제가 영웅서사시 같다고 지난번에 그랬자나요. --; 최고의 보상으로써 최후엔 가족을 얻는 욥Job의 이야기처럼, 진짜 고향인 곤도르의 미나스 티리스에 귀환하고는 ‘노래(詩)’를 읊었던 아라고른Aragorn처럼.ㅎ. 그리고 저는 Mircea Eliade를 인용하며 이타카로 돌아간 율리시즈Ulysses를 떠들었었죠. 하하하
‘나쁜 놈들은 잡혀 가고, 착한 사람은 집에 가고’는 이제 드디어 구체적이고 확실한 현실화 과정('나는 우리 가족 지킬 테니까' )으로 진입합니다. 이 드라마의 The One, 모든 것을 꿰뚫게 된 선우가 직접 주도하고 움직이는 ‘판’이 되었으니까요. FALSE였던 거짓말(또는 신탁이나 계시나 마치 구연동화 같았던 전언)이 TRUE로 변환이 되어가는 과정에 들어섰고, 그래서 그의 발언은 한 편의 ‘진짜 서사시’가 되어가는 것이죠.
또 다른 측면으로는 이 드라마 ‘스파이’ 월드에서의 ‘구원’이나 ‘보상, 賞’, ‘회복’이란,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써 귀결될 것이라고 다시금 강력하게 규정해서(define, demarcate) 말해주고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집에 가지 못한다는 것은 계속된 형벌을 받는 다는 뜻이고 집으로 가는 것만이 진정한 해피엔딩인 것이어요.
9. 기타등등
2) 14회 초반, 집에 감금되어있다 아침에 깨어난 우석 아빠를 보여주는 데, 그의 애틋한 선우사랑이 드러납니다. ‘선우야~’ [20] : 그는 그동안 좋은 아빠인듯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선우보다는 엄마 혜림이 늘 우선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던 인물이었습니다. 밖에서 혼자 헤매이며 사투하고 있을 아들생각에 목메여 하는 모습으로써 ‘선우만을’ 생각하는 것은 드라마상 처음 비춰진 것 같습니다. HDD의 암호를 풀어주듯’solute’ 출비문제를 해소시켜주는’solute’ 사람은 우석아빠일 거라니까^^… 출비 그런 거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해결 및 종료시켜주는 씬이라서 삽입된 것 같기도 해요. 기본적으로야 서로를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기 위한 것이겠지만요.
3) 기철은 13회에서 혜림에게 자신의 부하들을 일컬어 ‘부하가 아니고 그저 짐승들에 불과하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그 (주인의 손도 물어뜯으려는)‘짐승’들에게는 선우는 니들 수준으로 판단할 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놈은 반드시 하드를 갖고 나타날거라고, 돈이나 여자나 그런 것으로 살 수 있는 부류가 아니라고. 인간과 짐승간에 있어 무릇 가져야할 '차이'에 대해 '어나더 짐승'(혜림은 지난 회차들을 통해, 그를 '짐승같은 인간', '짐승'으로 몇차례 명명 했었죠)께서 언급하시고 시청자에게 되새겨주시는 패러독스!
그리고 그는 정말 모르는 게 없어요. ㅋㅋㅋ 이윤진이 나타났다고 걱정하는 혜림에게 ‘김선우에게 정체가 다 드러난 마당에 무슨~’이라며 물색없는 혜림의 걱정에 코웃음을 쳐주고 ‘하드에 달린 위치 추적기‘ 같은 존재가 윤진이라고 말해줍니다. 그에겐 윤진이가 정말 그런 존재.
14회 최종 후반에 선우가 계속 자신을 돕는 윤진이의 가족도 걱정해주고 총도 건네주는 이야기부터는 (제 관점으로는) 다시금 ‘중요한 작전: 전면 미끼극’에 접어드는 내용인 것 같으니, 그것은 15~16회 소감문에 포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선우가 우석아빠네 헷지테크넷으로 진입한 이후, 선우가 대차게 밀치거나 패버리는 단역들 중에 분명 작가나 감독이 카메오로 등장했을 지도 몰라요.ㅎ. 또는 이 작품 진행동안 선우에게 이반되는 행위를 펼친(조롱하거나 선우가 원하지 않을 행동이나 발언을 하는) 단역이나 목소리(ex: 기획재정부 직원?) 중에 작가나 감독이 직접 출연했을 가능성도 제기해봅니다. 하하하. 블루레이/디비디의 써플먼트들에서 몹시 기대하는 부분들?
왜냐면 저런 장난질을 하는 작가나 감독을 영화들에서 종종 봤거든요. ‘주인공 학대’측면이 강한 작품들일수록 그런 재밌는 장난질이 등장하곤 합니다. 선우랑은 비교도 안되게(?) 주인공이 처절하게 학대당하고 결말까지 의심과 조롱으로 가득 채우는 영화 ‘Open your eyes(Abre los ojos), 1997’에서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남자 주인공을 나이트클럽 화장실에서 비웃고 깔깔 조롱하는 단역들 중 한 명이 바로 감독이자 작가인 아메나바르Amenabar입니다. 저는 그 단역 옆의 다른 한 청년은 분명히 또 다른 작가인 ‘마테오 길Mateo Gil’일거라고 믿을 정도. ㅋㅋ
[3] 자가 통제 및 위장(manipulation)의 시작 이유도 ‘엄마’ 였는데 (그리고 rationalization, identification, projection, etc etc), 하필 제일 고난도 대상인지라 엄마만은 애를 먹어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 이야기가 선우의 백그라운드 스토리인 셈.
[4] 선우는 ‘습지생태보고서’나 ‘텍사스 히트’의 주인공들처럼 ‘착하긴 한데 인생가도에서는 패배자loser’로 설정된 케이스가 아니죠. 애당초 선택받은 자여요. The Gifted One.
[5] 13회에서 기철은 너희 가족이 무사히 빠져나갔을 것 같느냐며 자신과 함께 한몫을 챙기라고 회유하지만 저 상황은 기철도 그녀도 그녀의 가족탈출 현황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음. 따라 시청자는 그녀가 ‘돈에 넘어갈까 vs 선우를 도울까’ 그 어느 것을 선택하는 지만 지켜보면 되는 것이죠. 실제로도 13회 말미에 그녀는 기철의 협박을 다 믿지않고 직접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시도합니다. 통화는 되지 않지만.
[6] 원작의 누나가 사람(조연)의 마음을 이용했다고는 해도 그녀는 선우가 수연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동질감을 느꼈던 그런 류의 ‘공감대sympathy’를 거짓으로 꾸며 접근에 이용하는 수준입니다(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는 척). 윤진이처럼 타인의 가장 핵심적인(core) 약점 고리를 이용해서 구체적으로 누구 닮은 척 또는 이상적으로 성형한 척 꽤 긴 시간동안 시행하고 사용해먹은 행위는 그야말로 수치스러울 나쁜 죄질이죠. 원작누나는 비록 자신의 아이디어였기는 해도 그 관계의 초기를 껄꺼름직해 하는 모습도 보여줘요. 반면 윤진이에게 이 드라마는 초기에도 그런 부분을 부여해주신 바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7회에서조차도 사랑해서 그렇다고 울부짖기나 하죠. 왜 그러셨어요? 응?
[7] (12회) 그녀의 집을 나와서 뒤돌아서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집을 바라보는데 그녀의 집이 덩그마니 화면에 잡힙니다. 창살 가득하게 프레임을 또렷이 잡고서요.
저는 선우가 ‘아직 마음의 감옥에 갖혀있는 그녀, 아직도 그것이 감옥인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그녀’를 안쓰럽게 여기는 ‘암시’라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지난 소감문 주석[18]에서 ‘오오~ 이것은 혹시 박애?’를 운운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번호가 [18]이냐? --;
카메라가 반대로 집안에서 그 창살을 통해 선우의 모습을 잡을 때는 창살은 아웃포커싱되고 선우가 또렷이 잡힙니다. 선우는 갖힌 자가 아니고 그 너머로 스스로 벗어났었던 인물(6회)이고 이제 바깥에서 그녀와 그녀의 집을 간파하게 된 인물(12회)이니까요. 그리고 집 안쪽에서 ‘바깥의 선우’를 잡는 카메라의 시선은 윤진의 시선이 아닙니다.
한편 주로 윤진이 집에 혼자 있을 때 주로 들리던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12회 자백씬에서는 선우가 그 집을 나오면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마음의 감옥에 갖혀있고 그것이 감옥인줄도 모르는) 윤진이는 이번에는 기철에게도 보고해서 pass권을 받습니다. 기철-태식(당) 양쪽에서 이제는 집에 가래는 데, 왜 눈물이 나는 건 지 모르는 채 눈물이 막 솟아나니 그야말로 불쌍한 인간 ‘윤진’이죠. 이때는 그녀의 눈물이 가증스럽게 느껴지신 분은 아마 없었을 걸요? ㅎ
[8] 기철을 고려캐피탈에서 만나서 그가 주는 모든 정보들을 가늠하는 표정을 짓고 바로 True로 간주하는 행동들을 보일 때, 그리고 6회에서 송중혁의 태도돌변 때 그를 스캔하며 가늠하던 선우 표정들을 떠올려 보면, 이 드라마는 선우의 ‘penetrator로서의 싹’을 일찌기 보여주셨던 셈.
[9] 자꾸 그러니까 이 드라마의 멜로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불쾌한 것일지도. ㅋ.
단지 윤진의 정체나 거짓말 때문에만 ‘불쾌한 멜로’가 결코 아닌 것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부터 멜로를 자꾸 ‘위장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모조리 FALSE FALSE FALSE 덩어리들로 가득 채운 멜로 코드들이야. 윤진 캐릭터의 묘사에 있어 작가의 ‘양가감정(?)’을 저는 당췌 모르겠어요. 하하. 분석 불가능한 ‘부조리’랄까? ㅋㅋㅋ 우리한테 도대체 왜 이랬어요? 응?
[10] 제발 멜로 BGM 주입으로 fake좀 그만 치라고~! ‘왜 이러는 거야?’ : 그 대사가 나올 때 왜자꾸 love인양 어거지BGM fake를 이 막판에도 치는그얏? 왜 그러는 그얏!
[11] 영화 Open your eyes(Abre los ojos, 1997)를 볼 때처럼, 영화 속의 진실을 알면 알수록 지금 주인공의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점점 더 갈피를 못잡겠고 ‘저건 꿈이네’라고 함부로 단정을 할 수가 없게 되던 바로 그때의 맛을 느꼈음. 저 대사는. --;
장자의 나비꿈마냥 피아도 현실도 제대로 구별이 안됨. 솔직히.
[12] 녹즙 vs 코코아 : ‘녹즙’은 안뜨겁고, 쓰고, 몸에 좋다며 엄마가 그의 앞에서 원샷을 감시하는 음료로 등장했었음. 물론 선우는 늘 그것을 엄마 앞에서 꿀꺽 삼켜줌. vs ‘코코아’는 그의 공복을 걱정하는 윤진이가 13회에 첫 등판시킨 (김이 모락모락) 뜨겁고, 달달한 음료임. 이번엔 그녀가 등돌리고 안보고 있지만 그래도 선우는 꿀꺽 그 뜨거운 걸 원샷해줌.
이러나 저러나 늘 상대를 믿거나? 참는, 그런 마음을 먹는 선우를 표현한 것일까요? ㅎㅎ. 드라마가 끝나가는 와중에도 대비적 상징물을 또 출동시키는 작가님의 유머에 떼굴떼굴 굴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왜 그랬어요? – 나는 범인凡人에 불과하니까 그냥 속편하게 물을 수 있음. 파국 따위 개뿔~ㅋ
[13] 에곤 쉴레?의 것으로 얼핏 보이는 그림은 상세히 보이질 않아서 읽어내질 못하겠음. ☞ 사진소품들과 달리 회화들은 그 의미나 상징성을 갖는 경우가 많아서 병맛뇌의 촉수가 과도히 뻗힌 것일 수도 --; .
[14] 더불어 ‘갈 곳이 없어’라는 둘의 사랑의 테마 OST가 (드라마 초기에 ‘너 하나면 된다’고 외치던 정엽의 ‘그림자’가 시청자에게 그녀가 간첩인 것이 드러나버린 6회 이후로는 완전 실종되었듯이) 선우마저 알게 된 12회 자백씬 이후로는 ‘더이상 앞으로 영원히 절대로’ 삽입곡으로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깨닫고 사방팔방 호언장담하던 순간이었음! ㅎ. ‘와 우리 이제 저 노래도 들을 일 없어!! 씬난다~!’
아이구~ 시원하다~! 그동안 멜로씬 때마다 등장했던 모든 러브테마 OST들은 저를 정말 치밀어오르게했… 읍! --; 제가 못되쳐먹은 인간이라 그런가? --; 저 감정은 이 드라마의 음악사용과 OST 수준의 빼어남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최성권 음악감독님께는 아무런 유감이 없어요. 하하.
[15] 아까는 BGM과 OST를 뇌에서 삭제하고 대사랑 연기만 듣고 보고 읽으라더니… 이번엔 뭐야? ㅉㅉ 라고 욕하신들…^^;
[16] 메텔의 정체 참조 : https://mirror.enha.kr/wiki/%EB%A9%94%ED%85%94#s-3
나이든 지금에 와서 떠올려보니 그녀는 (이쁘지만) ‘따지고 보면’ 나쁜 년이었음. --; 그래서 상복을 입어도(죄책감을 갖고 있어도) 죽지도 못하고 구천을 헤매는 결말이 옳은 것임. 저 역시도 그토록 사랑했었던 아름답던 메텔이었는데… 심지어는 메텔을 너무 좋아해서리 방송 때마다 철이가 늘 짜증나고 싫었을 지경이었는데 … --; 뭐 씁쓸하지만 그래서 그녀가 철이인생 한때의 ‘환영’이라는 것도 옳은 정리였던 것.
추가하자면 드라마 6~7회 구간에 엄마와 윤진이 각각의 ‘야외 활동형 간첩 복장’도 매우 유사합니다. 짧은 점퍼, 블랙 스키니, 군모형 모자, 그리고 가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가방매기, 또...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힐(높은 굽)'. 당시 그녀들의 공통적인 간첩 코스튬이란 것이 너무 고식적이고 좀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었었는 데, 일부러 연출된 것일 줄이야! (메텔이 늘 같은 옷만 입었던것은 아니었던 걸로 떠올라요. 가끔 전투형 복장도 입는데 그때 가슴을 가로지르는 사선형 디자인이었던 것 같기도 함. 그게 채찍이었던가? 하여간..--;)
[17] 이쁜 오빠에게 뿅~가서 너무 좋아하고 있는 아역탤런트의 호연이 아니었다면, 송중혁 vs 김선우의 13회 엔딩씬이 저만큼의 텐션을 갖지는 못했을 거예요. 두 성인배우의 연기와 연출이 기본적으로 매우 출중합니다만, 케잌 꼭대기엔 체리같은게 꽂혀있어야 케잌답고 정성들인 볶음요리 위에는 통깨가 뿌려져있어야 더 먹음직스러운 법입니다. 이런 화룡점정(?-아역 소녀의 표정)이 있어서 더욱 텐션을 배가시키고 통쾌함을 준다는 거죠. 기본적으로는 선우가 너무 기발해서이지만, 왜 은근 ‘더 통쾌’하냐면,,, 유토나 만세를 쳐다보면 수시로 떫떠름하고 속이 쓰린 ‘추사랑네 아빠’를 떠올리시면 됨. ㅋㅋㅋ
[18] 당시엔 눈을 뜨기 시작한 단계에 불과함. 그것도 엄마에 대해서만.
[19] 원작을 봤던 제가 볼 때에 한국 드라마 ‘스파이’는, 모자관계와 M.I.C.E.(Money, Ideology, Coercion, Ego)를 소재 및 모티브로 두고 만든 또 다른 ‘새로운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크레딧을 아주 존중해서 (보통 한국사람들은 전혀 이름 모를, 알려고도 아니할 게 뻔한, 이스라엘 작품관련을) 떳떳하게 좌라락 밝혔죠. 오마쥬라던가 그저 우연이라고 벅벅 우기기에는 정말 뻔뻔한 도둑질과 표절의혹이 난무하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들의 여타 상황들을 수시로 지켜보고 때로는 분개를 했던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이 작품의 작가와 감독은 정직과 결백주의를 넘어서서 오히려 ‘창의적 도전 정신’을 드러내고자 원작 크레딧을 상세히 밝혔던 것일까?라고 지금의 저는 생각합니다.
드라마 초기에는 원작자 및 자신들의 작가정신에 대한 일종의 ‘정직한 존중’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높이 칭송받을 만한 것이구요.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되다 보니 저의 생각이 더 변모되더군요. 진정한 발전과 뛰어넘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그 시작 역시, ‘자신에게 진실하고 떳떳한’ 기반하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고(=이 드라마의 유니크한 ‘주제’랑 맞닿음) 작가님과 감독님은 처음부터 세상에 외쳤던 것 같아요. 한국 드라마 사상 유례없었을, 엔딩 텔롭에 지극히 상세한 원작관련 크레딧을 박았었던 ‘그들의 그 행위의 의미’란 것은 말이죠. ^____________^
[20] 아빠가 찾아 들어간 선우의 방이 국정원의 수사로 인해 책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길래, 모처럼 기억이 나서 또 까먹기 전에 적어봅니다 :
5~6회에서 선우는 샤워를 하고 엄마가 몰래 도청기를 설치를 하는 동안, 거실에서 조마조마하게 망을 보던 우석 아빠가 읽고 있던 책의 제목은 ‘비둘기’(=새가슴?)였습니다. ㅋㅋㅋ 아~ 아빠가 이노무 드라마 구간동안 심근경색이라도 생기실까봐(=조마조마 연기를 어찌나 잘하시던지) 우석아빠의 관상동맥 건강상태를 드라마인줄 알면서도 수시로 진심으로 걱정했던 옛?기억이 새록새록…컼~
"스파이의 부제: 선우의 오딧세이(=집으로 가는 여정)"이네요?
오히려 이 드라마의 제목이 스파이인게 오히려 눈속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할만큼요.
이번 글이 재밌어들 하실 줄 알았는데...
흥행코드를 잘못 잡았나...재미없나봐요. ㅋㅋㅋ
친구가...메텔이라니 더 빡친다곸. ㅋㅋㅋ
칭구야~ '꼬소한 국산참깨'를 읽엉. ㅠㅠ
윤진이가 이중스파이를 하더라도 지네 가족이랑 사는지도 모르겠그. 하여간 겁내 아스트랄한 16 에필로그였...왜 청계천이 약속장소가 되었을까? 윤진이는 모를 청계천 바로 그 다리에, 선우가 수연이가 서있던 자리에 서있고 ...뭐 모든게 아스트랄 아스트랄 혀. ㅋㅋㅋ
엔딩을 몰랐다면 대박이라며 재밌어했을...^^;;;;
솔직히 누나 글 어려워요 ㅠㅠ 근데 이번에는 특히 더 어려워서 단어 찾아보고, 모르는건 건너뛰고 막 ㅠㅠ
그렇지만 무슨 말씀 하시는건지는 대충(완전히 알고 싶지만 ㅠㅠ) 알수 있을거 같은 느낌적 느낌 ㅎㅎㅎㅎ;;
그리고 현태 동료 폭탄 사고때 전 신발만 봤다는 ㅠㅠㅠㅠ 그런게 있었는지 다시한번 복습해야 겠습니다 ㅎㅎ
아니 문제점이라고 하실거 까지는 ㅠㅠ 그냥 제가 잘 못 알아 듣는거에요 누나 ㅠㅠ
그렇게 얘기하시면 제가 죄송하잖아요 ㅠㅠ 그렇지만 메텔은 확실히 아는 ㅎㅎ 나이가 유추되는 ㅋㅋ 니들이 메텔을 알아?! 은하철도 눈빛나 차장을 알아?! ㅎㅎㅎㅎ
글을 잘 못쓰고, 제대로 모르면서 쓰니까 제 글이 어려운 거죠.
그 문제점은 저도 잘 알아요. ㅠㅠ.
고생이 많으십니다. ㅎㅎㅎ 저야 뭐 언어구토인데...읽어주시다니 감사해요. 헤헤
13.14회를 다시 복습하고 올게요.
틀었는데....
하필 엄마랑 손잡고 수술실로 향하는 장면인데...
그녀의 '어머님'소리에...다시 껐습니다. ㅡㅡ;
(이제.. 선우가 왜 청계천 그 다리에 서있어야 하는지
왜 그런 모를 미소를 짓는지 관심이 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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