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생각해?
- 11~12회 소감문②
그간 제 소감문을 읽어주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새로운 회차가 방영이 되어 제가 소감문을 늦게 올린다 해도, 결코 소감문 회차의 이후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제 나름의 규칙입니다. 이전 회차 소감문에 새 내용을 개입시키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선을 유발시키므로 글을 다 쓸 때까지 새 회차는 다시 보지도 않고 어쩌다 떠올라도 치워버려요. 그리고 제 부질없는 소감문쓰기 행동이란, 그저 이 드라마라는 소우주(?) 스파이 월드내에서 제 눈에 박히고 그래서 뇌리에 남는 것들, 마음에 남는 것들을 토하고 싶어서 쓰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11~12회 방송을 보고 어찌나 당혹스러웠는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어요. 어이없게 지가 간첩임을 선우에게 툭 드러내는 윤진이에다가, 시청자인 저에게 엿을 먹이시는 듯한 ‘드라마가 발급한 대박세일 면죄부(?-너를 사랑한적 없었어 & 눈물 질질[1]) 쿠폰’까지도 뭐 꾸역꾸역 참았고 – 그래. 쟤도 기회는 있어야 하는 게 맞으니까… 그런데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왠지 ‘새로운 관계의 시작’으로 이행이 되는 듯한 저 불쾌한 진행[2]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하.하.하. 모두 본방 무렵과 직후의 제 마음이 저랬다는 것뿐입니다. 소감문을 쓰느라 두번째로 다시 볼 때는 생각들이 확 바뀌더군요. 다만 저 윗 문단에서 제가 ‘윤진’을 ‘쟤’라고 표현한 것은 주목해 주십시오. 왜냐면 저는 윤진이가 정말 싫은 사람이었거든요. 7회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윤진이를 안쓰러워 한다고 할 때 그리고 한국화 리메이크 하느라 ‘누나’를 ‘여자친구’로 설정을 바꾸다 보니, 알고보니 착하거나 나름 사정이 있게 그려줘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들었었지만 제가 본 7회의 그녀는 ‘위선’ ‘욕망’ ‘합리화’ ‘거짓’ 그 자체였거든요. 그 이후로도 주욱~ 여전히. 원작과 굳이 비교는 커녕, 원작보다 더 대책없게 ‘(제 눈엔)나쁜 년’이 윤진이라서 ‘와~ 작가님 심하더라’, ‘와 나는 당장이라도 윤진이가 어떤 앤지 A4 10장도 갈길 수 있다고!’ 라고 펄펄 뛰었습니다. 뭐.. 작가 감독님께는 그녀를 저랑 다르게 생각하든 말든 그들께서 제게 보여준 윤진이는 그랬습니다. (그러함에도 친구의 조언에 따라 돌려쓰고 에둘러서 두리뭉실 쓴 게 지난 7~8회 소감문이었고 일부러 늦게 올렸습니다. 하지만 나중엔 자기반성문도 썼습니다. 「☞ 내 속이나 시원하게 적나라 깔걸! 일개 내 소감문이자나!」)
잠시 또 여담이지만 위에서 ‘원작과 비교’를 언급한 김에 카레X3의 서두에서 두리뭉실 의뭉하게 썼던 내용들 중 일부를 이제는 다시금 정리하겠습니다.
: (전략) 그리고 그것을 위해 가족 구성원간의 내적 갈등의 근원코드를 심각할 정도로 깊게 박았습니다. 또한 이것이 드라마의 메인 종축1로써 작용하며 끝까지 질주할 것이고, 첩보 스릴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각종 사건 전개 또한 메인 종축2로 삼지만 그것은 결국 가족코드 종축1에 종속된 대칭축으로서 병렬 병행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그렇게 완결된? 완성시켜놓은? 구조축 두 개를 갖고 달려나가는 한국판 리메이크 ‘스파이’라고 제가 호언장담 할 수 있는 것은 원작을 보았던 덕분에[3] 보다 빨리 간파하게 된 점도 없진 않겠지만, 무엇보다 벌써 한국 스파이의 1~4회를 통해 심은 수많은 단서와 코드들이 꽉 차고도 그 균형감들이 완벽하리 느껴질 만큼 만들어주셨고 죄다 미리 엿보여주셨기[4]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 여러 단서들과 중요 코드들 중 단연코 눈에 띄는 그것! 그것 딱 하나만… (후략)
첫째, 모자관계 문제를 ‘남다른 애착attachment, 유대감bonding에 마찰이 발생’하는 것에서 → ‘rejection, projection, 이미 신뢰가 붕괴된 상태’로 바꿔놓은 것.
둘째, 주인공을 쌈싸먹는 또 다른 사람이었던 친족인 누나를(sibling rivalry와 소외감으로 비롯된) 없애버리고 애인으로 대치 변환시킨다면 그 역할이 담보해야 하는 죄의 강도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두 배 이상 강해지는 위험성(?)을 끌어 안고 갈 수 밖에 없었음. 엄연히 남인 그녀는 ‘탐욕(도둑질)과 사기? 기만(거짓말)’을 주 모티브로 갖게 되어버리니까요. ‘멜로 많이 넣자고 저런 위험성을? @@;; vs 후두부를 더 강타하자고 일부러? @@;;’
1~2회에서 변형시킨 이 두 가지 면모를 다 드러내줄 때, 제가 느꼈던 경악과 당혹감은 정말 상당했습니다. 여친 변형이야 기사로 미리 알고 다소 걱정스러웠지만(☜ 한드化 패치 걱정), 모자관계 변형은 진짜 예상 밖이었거든요. 한국 ‘스파이’는 겉으로는 가족의 회복을 그리는 드라마로서도 첩보스릴러로서도 그 밑에 숨겨놓는 그 이면이 애당초 독하기가 이루말로 할 수 없는 데다가, 원작과는 전혀 다른 ‘그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 확연했으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제발! )
8회까지 그녀가 그렇게나 싫었던(물론 그때도 선우만큼 싫진 않았어요. ㅎㅎ. 이유는 다르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그녀가 사람의 마음을 적극 이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도 불쌍해빠진(=원작보다 월등히 독하디 독한 수난이 줄줄이 예정된 듯 보이는) 주인공의 마음[5]을요. 그리고 그 ‘이용’은 모조리 그가 직접적으로 겪고 당할 판짜기를 위한 것이었죠. 그러나 한국 드라마 세상이란 그런 그녀를 두고 ‘여주’운운[6]을 해대는 사람들이 빈번하고,,, 그래서 저는 한동안 인터넷을 끊고 살았습니다. 눈알이 튀어나오다 못해 분노가 치솟아서요. --; 그러나 그들이 무슨 죄겠습니까? 그간의 한국적 클리쉐들을 아주 적극적으로 시청자 속여먹는데 사용한 그분들이 범인인 것을! 게다가 그녀가 적극 가담했다는 것을 한국형 드라마 관성에 젖어있는 시청자는 절대 바로는 알아차리지 못하게(한국형 주입식으로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그녀의 걱정과 애틋한 사랑, 그리고 눈물’로 철저히 은폐?(위장)시켜주고 계시는 그분들이 범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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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회를 다시 보니, 선우가 배신의 분노로 목을 조르는 모습이(비록, 하필, 굳이 침대[7]에서 조르니까 본방 시청때는 짜증이 났었지만 – 그런거만 보였다는 얘기 --; [8]) 제 기준에는 너무 시시하게 대충 처리된 것이 윤진을 위한 ‘대박세일 면죄부 쿠폰발행’ 장면이나 ‘새로운 유형의 사랑[9]’을 위한 이행과정용이 아니었고, 어딘지 모르게 갑자기 피그르르~ 이상하게 중단이 된 것이란 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목을 조르는 선우는 배신감과 분노보다는 깊이 슬퍼 보였고, 그 목조르기 중단이 엄마의 위급한 상황 탓에 문득 정신차려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란 것은 이어진 장면에서 ‘나를 사랑한다는 말도 거짓말이었니?’‘라는 전통가마솥 장터국밥 같은 질문을[10] 그래도(=엄마 구하러 나가려던 때조차) 던지고 가는 모습을 보면 확실하죠.
아~! 저 분노의 중단은 엄마, 기철에게서도 발견했었던 ‘이.상.한. 대.인.배. ? (Isolation???’)‘ 같은 것인가? @@; 그리고 저 장터국밥 대사를 할 때의 선우는 분노나 슬픔도 벗어나서 이미 냉정과 침착을 꽤 되찾은 얼굴입니다. (선우는 모든 것이 진짜 빨라요. 내적으로 강하고. 남인 시청자 잘속이고~! )
그리고 12회 후반의 공항 화장실 남녀대결 격투 액션은 다소…라기엔 상당히 어설프기 그지 없어서 ‘감독님이 그닥 공들이지 않았음’이 드러나고(시간이 없어서라던가 여배우랑 하니까 등등 그랬을 수도 있지만… 新케미스트리 폭발용 주요씬이라면 과연 저렇게 대충하고 넘어가셨을까? 싶었음 --; – 이 드라마는 참 별의 별것을 다 의심하게 만드는 데, 그게 제가 ‘병맛뇌’라서만은 결코 아닙니다. 그동안 연출의 퀄리티가 워낙 빼어났으니까요.) 그리고 그 장소는 ‘화장실’이고 게다가 선우는 그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청소중’이라는 팻말을 주도면밀하게 입구에 세우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는 별거 없어뵈는 이유로 굳이 투닥투닥 그녀와 몸싸움을 하고는 ‘구질구질하게 왜 이러냐?’는[11] 그녀에게 이 말을 날립니다 : ‘너도 나를 잘 몰랐던 거겠지. ’
아아~ 다시보니 뒤늦게야 소름이 끼치는 거여요. 9~10회 구간이 끝나고 이틀이나 지나서 여자 혜림을 발견했을 때처럼, 그리고 그 무렵에 이 드라마의 메인 OST “The Key to Her Heart”의 가사를[12] 뒤늦게 주목하게 되었을 때처럼. 이번 11~12회는 “아~ 내가 선우를 몰라서, 선우를 되돌아 보질 않았기에, (분량도 그동안 엄청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우를 전지적이신 그분들이 정말 한사코 아주 잘 숨겨서 몰.랐.구.나!!!”. 실은 꽤 노골적으로 보여줬을 때도 우리가 눈치를 못 챘을지도.
1. 그건 너희도 나를 잘 몰랐던 거지
그녀가 자신의 말[13]을 믿지 않는 김선우에게 ‘못박기용, 분노 유발용’으로 던진 두 가지 키워드는 ‘조수연(중요한 작전)’, ‘사랑놀이(조수연)’였습니다.
(이미 많이들, 잠시 잊으셨겠지만) 드라마 초반, 조수연은 유일하게 선우에게만 마음을 열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던 인물이었고 선우도 그녀를 믿고 그녀의 가족애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추적을 시작한 흉터남(황기철)을 쫏기 위해 그녀를 이중스파이로 이용하자고 숭중혁에게 먼저 제안을 합니다. 송중혁은 ‘그 물건(HDD)’을 찾으러 내려온 것이 뻔한(2회? 차장과의 차속에서의 대화 참조) 그들이 제 발로 나타나게 하려고 그 제안을 적극 받아들이다못해 전면확대 시켜줍니다. 선우는 뒤로 조용히 사용하고 싶었지만 그러나 송중혁은 선우의 호승심과 자존심을 노련하게 슬슬 긁어대어 그를 (‘조수연 전면 미끼극’의 작전실패 대비)책임자로 만들고, 선우는 엄연히 ‘자의’로써 책임자 자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중요한 작전[14]’ - 전면 미끼극[15]의 그날, 조수연은 알 수 없는 불안과 의심을 선우 앞에 토로합니다. 그러자 선우는 신뢰를 더 주고 그녀를 북돋으려 벌써 자신의 손이 그녀의 북한 가족들에게 미쳤음을, 자신의 능력을 보여줌(=수연엄마와 통화를 하게 해줌)으로써 그녀에게 결심을 하게 만듭니다.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따지고 보면’, 선우는 그녀 마음의 약점을 적극 이용한 것입니다. 그녀는 죽는 순간에도 선우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가족만 (구해주면 된다고) 말하고는 선우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둡니다. 그 뒤로 아니 그 직후부터 선우는 정말 수차례나 정신 나가있는 모습[16]을 계속 계속 보여주었죠. 그 며칠 뒤인 나중에도 자신이 모든 것을 뒤집어 쓰고 쫏겨나게 되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 다 느껴질 정도로. 그래서 심문을 구경하던 송중혁이 선우의 착한 어린애마냥 정신나간 정직엉뚱한 대답에 코웃음을 칠 정도로.
-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다 책임지겠습니다.’ ‘지킬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죽던 바로 그날부터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그래도 악몽과 불면의 시간을 보내던 선우는 기어이 수연의 가족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구출해냅니다(6회). 그리고 (아마도 이례적으로?) 그들을 직접 맞이하러 갑니다. 수연의 엄마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는 모습이 비춰지고 그녀는 오열합니다. 그가 수연 엄마에게 뭐라고 말했는지는 드라마는 음성을 삭제시켜서 보여주지 않았고 그나마도 선우의 뒷모습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면회를 마치고 나온 선우의 모습은 서글픈 모습이긴 해도 날숨을 길게 내쉬며 편안해져 있었죠.
선우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무슨 죄를 저지른 인간인지를 자각했던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기에 괴로워했으며, (분명히 수연엄마에게 고백도 했을 듯) 속죄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인물입니다. 바로 이것이 1~6회까지의 현재진행형 선우의 모습이었고 그것을 이 드라마는 ‘보여주기와 감추기’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17]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이런,, 세상에,,, 천벌天罰을 받을 인간아~!” 라고 쓰리디 쓰린 진심으로 외치게 되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경우들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1) 무고한 사람을 죽인 사람을 보았을 때 또는 그것에 동조하거나 얼결에라도 공모하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 내뱉고, 2) 그리고 ‘나의 마음’을 약점으로 이용해서 나를 속이고 이득을 얻고는 배신한 사람에게 내뱉는 말입니다.
선우와 윤진은 이 두 가지 죄를 각각 따로 또 같이 지었어요. (진실만을 말하는)기철은 6회에 윤진에게 묻습니다 : ‘친구를 죽였구만? …(중략) 알았으면 동무가 보고를 안 했을까?’ . (그리고 선우는 속죄를 했고 그녀는 ‘아.직.’임) 이것이 가장 ‘그들이 거울쌍둥이’인 면모이고, 선우는 윤진이가 떼어내기용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 저 순간에 그 거울을 발견하고 직면하고 깨달은 것일 수도요.
선우는 그래서 그 두 가지 키워드에 분노가 촉발되어 목을 조르지만, 바로이어 그 두 가지 키워드에 의해서 슬픔에 젖어 그녀에게 화내기를 멈춘 것일 수 있습니다.[18] 그는 집행자가 (12회까진 아직?) 아니고 일단은 The One : 작가에게 선택된 ‘gifted child’이니까요. ‘오염된 아이’(9~10회)의 반전이랄까?
2. The One – (1) Prophet : The Gifted
저는 지난 글 ‘진실과 거짓’에서 선우의 또 다른 면모로서 ‘선험적 예지자(prophet, 작가의 화신)’를 위키wiki 스타일을 차용한 주석[2]에서 운운했었습니다. 수연 에피를 환기하다 보니 그날의 정신나갔던 선우가 작전카페 밖으로 나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여준 모습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었고, 또 길을 정처없이 걷다가 윤진의 전화를 받고는 다시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며 거짓말’을 하는 장면(5회)에 대해 말하고 싶었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필 그 비슷한 대사가 11회에서 다시 나오니까요. 5회에도 11회에도 선우는 하필 그 대사를 ‘윤진에게’ 건넵니다:
- ‘나쁜 놈들은 잡혀가고, 착한 사람은 집에 가고.’ (5회)
- ‘전부 사실대로 얘기해서, 나쁜 놈들 잡으려고.’ (11회)
5회에서의 대사는 선우의 현실적 실존적 자아Ego와 상관이 없어요. 그는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그냥 뱉는 말이기에 다소 무뜬금스럽고 그렇기에 시청자의 뇌리에 남는 ‘엄연히 거짓말, (그런데 하늘을 우러러…)’이었습니다. 전지적인 그분이 개입하시니까. (심지어 이제와서 보니 그 말을 건넨 대상도 하필 윤진이야!) “계시SIGN”이자 이 작품의 여정을 관통하는 ‘예지적 발언, 일명 한.줄.요.약.’.
11회에서는 선우의 현실 실존 자아Ego와 그분이 혼재된 대사로 보여요. ‘알기 시작한, 눈을 뜨기 시작한’ 선우의 의지가 개입된 모습이니까요. ‘전부 사실대로 말해서’는 선우의 ‘자아Ego 의지’이기도 하고 그분이 던져주시는 ‘경고 계시, Warning Sign ’일 수 있어요. 이제 그녀는, 전지적이신 분께서 선우로 빙의해서 테스트를 날렸을 때(ex: ‘나, 자길 처음 본 순간 내 사람이다 싶었어… 이 사람 꼭 잡아야겠… 너도 그랬지?’’), 더 이상 전처럼(1회) 그저 좋아서 헬렐레 ‘응~! (마구 끄덕끄덕)’ 할 수 없는 시절이 도래했다는 것을 직감했을 지도요. ㅎㅎ. 과연, 11회에서의 그녀의 표정과 반응은 그때들과(1회 카페씬 이후 등등등) 분명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장면은, 고민하던 그녀가 오태식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3. The One – (2) : The Exile, A new Odyssey
11회 카레 식탁씬에서 보여준 선우의 면모와 대사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그는 엄마에게 “차라리 낳지 말지 그랬어요. 그랬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 데 …”라는 참담한 비탄을 던졌습니다. 정말 아프죠. 그 대사는 그 어미에게는 더더욱 비수와 같은 말이나 다름없지만 그래서 그녀는 잠시 넋을 잃기도 하지만 그녀는 곧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까 – 할 말이 있다고 이눔아~! 왜 내내 자꾸 말을 끊어~ 이 좌쉭아~ )
선우가 저 대사를 던질 때, 참 많은 드라마에서 툭하면 나오는 대사인데도 더 없이 아팠어요. 드라마나 소설에서는 아무리 많이 본들, 저라면 차마 나의 엄마에게 그 어떤 경우에라도 감히 뱉기는커녕 상상도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혜림도 나의 엄마도 평생 고난의 행군 속에 나를 지키고 키운 사람들이고 선우도 저 대사를 날릴 때엔 그 사실을 모르고 뱉는 말이 아닙니다(출비 전면등장 이후의 대사임). 여타 드라마 소설과는 달리 ‘철없이 억울해서 던지는 말이 아닌 것’을! 그러나 그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뱉으니까! 정말 아픈 거죠. 왜냐면 그 대사는 엄마에게 던지는 원망이 아니고 ‘자신을 저주하는 말’이니까요.
자신을 향한 저 저주의 대사는 본방 시청 때부터 구약의 욥기 3장[19]과 흡사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인간이 가장 극한의 비탄과 고통 속에 빠졌을 때 읽으면 몸에 좋다는 그 욥기 3장 --; . 선현들께서 이르시길, 살고 싶지 않다거나 내 마음이 이제는 도저히 나도 어쩌지 못할 바닥과 나락에 빠졌음을 알았을 때 꼭 읽으라는 그 욥기 3장… 제 인생에서 감히 ‘가장 사랑하는 시詩’라고 차마 감히 표현할 수 없을 ‘비가 중에 悲歌’인 그 욥기 3장.
: 일평생 선인善人이었던 그가 받는 가혹한 모든 시련이 누가 봐도 이해불가이고, 그에게 어떤 것도 남지 않을 만큼 그 모든 것이 박탈된(심지어 자식들마저 모두 죽임을 당함) 욥이 자신의 ‘태어나던 날의 새벽’과 어미의 ‘태와 자궁’까지 저주하는 내용의 시(詩)로 기록되어있음. 비탄에 젖어 자신을 부인하다 못해 자신의 생명과 실존까지 저주하는 내용.
그러나 욥은 (저 3장 이후에도) 그 모든 시련과 박탈을 준 신에게(또는 운명에게) 단 한번도 따지지 않습니다. 묵묵히 다 받아들입니다. ‘나한테 왜 그랬어요? [20]’ 라고 묻지 않습니다. 선우도 비록 엄마 및 자신을 향해 저주 같은 탄식을 뱉을 지 언정,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21] 그 어떤 원망도 하지 않고 (또는 할 새도 없이) 그냥 받아들이고 그 다음 행보[22]를 계속 이어 나갑니다. 물론 그 직후에 선우는 여자친구를 잠시 찾아가긴 했죠. --; 그러나 그 장소는 더 이상 그녀의 집이 아니고 길가의 ‘육교’입니다. (화면은) 선우가 그녀를 pass-through할 것을 ‘육교’로도 알려주고, (선우는) 윤진에게 대사로도 알립니다(잠시 널 못볼것 같다고).
선우가 자신의 ‘피’나 ‘태’를 저주하는 측면이나 그의 (이방인이 되는) 수난은 Lord of the Rings(반지의 제왕)의 아라고른Aragorn을 떠올리게도 했죠. 전지적인 분의 ‘학대’ 측면에서 말이어요. 지극히 결정적 순간에, 절대반지를 향한 유혹으로 왕국과 두네다인 일족을 파멸시킨 이실두르의 직계손이 아라고른Aragorn입니다. 그래서 아라고른은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를 의심하고 자신을 저주하였기에 자신의 가치(정체성)를 깨닫기까지[23], 스스로 ‘유배’를 택하고 순찰자strider로써 방랑의 삶을 정말 기나긴 세월 동안 살았음. ‘작가의 학대’ 측면에서 LOTR world에서 아라고른은 그야말로 최고로 학대받은 인물일 것입니다(타고난 스펙과 능력치도 무시무시하게 최고로 선사해주었지만). 그리고 그가 LOTR 주요 주인공 중에서 가장 ‘작가의 자식이자 화신’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것에요. ㅎ (일단 톨킨옹의 묘비…가 ㅎㅎ ^^; - 아라고른의 조상이자 아라고른의 쌍둥이같은 선조 ‘베렌’이 톨킨의 ‘묘비 닉’임)
그러나 선우善友(? -‘착한 친구라고!!’)나 율리시즈Ulysses나 아라고른Aragorn이나 욥Job은 “나한테 왜 그랬어요? ”를 입 밖으로 내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그 모든 수난과 역정을 묵묵히, 꾸역꾸역, 가끔은 몸서리를 치기도 하고, 가끔은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자신의 실존 자체조차 저주하기는 해도 행위나 말로 드러내지acting out 않아요!
- 이렇게… 11~12회 선우는 고차원적 ‘영웅서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모든 spec을 갖추기 위한) 필수 장착요소를 또 득템하고….(=’나, 왜 태어났니?’ [24] --;)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생각해?”
저 대사는 이 작품이 우리에게, 이 작품의 숨은 정체에 대해서 일찌기(무려 6회에) 던져주었던 질문일 수 있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Mircea Eliade[25]의 글을 인용함으로써 1~12회를 통해 이 드라마가 보여준 선우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제 언어구토를 이만 맺겠습니다 :
“Every exile is a Ulysses traveling toward Ithaca. Every real existence reproduces the Odyssey. The path toward Ithaca, toward the center.” 모든 유배자(추방자)는 이타카를 향해가는 한 명의 율리시즈이다. 그 모든 진짜 실존들마다 한편의 오딧세이를 재생산한다. 이타카(고향,집), 그 (세상의)중심을 향한 여정.
“I had known all that for a long time. What I have just discovered is that the chance to become a new Ulysses is given to any exile whatsoever (precisely because he has been condemned by the gods, that is, by the ‘powers’ which decide historical, earthly destinies). But to realize this, the exile must be capable of penetrating the hidden meaning of his wanderings, and understanding them as a long series of initiation trials (willed by the gods) and so many obstacles on the path which brings him back to the hearth (toward the center). ” 그러나 (결국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새로운 율리시즈가 될 기회를 얻으려면) 바로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유배자는 자신의 방황방랑에 숨겨진 의미를 꿰뚫을 수 있어야만 하고, 여정 위에 놓여진 수많은 장해물들과 기나긴 일련의 시험의 과정들이야말로 자신을 다시금 고향의 화롯가(생의 핵심 – 이면서 한편, 사랑하는 ‘페넬로페’가 기다리는 그 곳, 그리고 온 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밥을 먹을 온기의 그 곳임. )로 데려다 줄 것들임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한다.
[1] 차라리 악어가 밥먹다가 우는 게 윤리적으로 백배 나은? 옳은? 행위인 듯. 악어는 살자고 먹음. 죄책감은커녕 사랑하지만 배고파서 씹어먹었다고 울진 않아!
[2] 본방 당시, 어이없어서 기겁했던 고백서(1) : 남녀의 성적 케미스트리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전통 장작 가마솥 사골 같은 ‘유사섹스’ 코드가 두 차례나 등장하고. 뭐 그 뒤로는 제 뇌가 맛이 가서 그런지, 나중엔 쟤를 왜 수갑채워서 끌고 다니는 건지 굉장히 억지스럽게만 보이고. (뭐 모조리 선우주변에 모여놔야 하니 그렇겠지만, 좀 세련된거 없…어요? @@; 저…저…저게 므야? 그간에 보여준 이 ‘스파이’답지 않아!! ㅠ 너도 그냥 전형적인 뒷심 조루 ‘한드?’ 아악~ 믿을 수 없어! 절.규.)
[3] 원작은 그 축이 처음과 끝까지 함께 달리는 대칭-병렬-병행 구조가 아님. 한국 스파이는 그 구조가 아니라서 눈에 확 띄었을 지경임. 원작은 전반(메인 종축1)과 후반(메인 종축2)이 꽤 분리되어 있는 편이어요. 그리고 저는, 그렇기에 ‘우리 한국 스파이 작가’가 대칭, 대비, 쌍둥이 구조에 집착하는 습성을 갖고 있음을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4] 그러나 한국 ‘스파이’를 보다보면 원작 생각이나 비교 따위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지 오래 전... 그리고 나의 병맛뇌는 병맛답게 수시로 혼선을 오가고… ‘막 빨려들어가고’ 나는 주술에 걸린 女ㄴ 마냥 몇날며칠 사로잡혀 있고…
[5] 원작의 누나도 사람 마음의 약점을 철저히 이용하고 연극을 해서 남을 쌈싸먹는 모습이 나오지만 그 대상은 철저히 조연인물임. 당연히 (그 인물 오피르는) 그 드라마의 그 많은 고난과 위험을 겪는 사람이 아니고 그다지 실질적 피해도 없음. (그럼에도 그는 배신감에 부르르 떨었고 분노로 시퍼래졌음. 사람의 진심을 그리고 그것을 약점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그런 것 아니던가요?)
이래서 ‘여친’으로 바꾼 것을 기사로 처음 알던 날, 저는 ‘작가 독하다, 가혹하다’ vs ‘한드는 젊은 남녀 멜로없으면 죽는 줄 아니까 대중성확보용으로 써먹고 여친을 그나마 안나쁘게 그리려나?’ 이 두 개의 상반된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어요. 어떻게 될 지 나도 모르니까. 하하하. 그런데 내 눈엔 점점 너무 나쁜 애로 그리는 거야! 어쩌자고!!??
[6] 남주랑 쬽쬽 멜로하는 여자면 ‘여주로 자동 등극’하는 드러운 세상. 우리 제발~ 그러지 말아요! ㅜㅜ. 같은 여자니까 더더욱!!
[7] 본방 당시, 어이없어서 기겁했던 고백서(2) : 아니~! 그 집에 의자도 있고 벽도 네 군데나 있고 문도 있고 식탁… (아~ 식탁은 안됨. 김재중이 노래한 ‘TP’가 김재중 순이들은 자동 연상되니까 안돼. 하여간 식탁은 안되겠고… --; ) 하여간 목조를 데가 그 집에 넘치는 데, 왜 하필 ‘침대’냐고?!?! 를 부르짖었었음. 맨날 옷 다 입고 일어나던 그 침대를 1차연애(?) 쫑내는 판에 왜 쓰냐고!!! (절.규.)
[8] 심지어 소감문 쓰느라 다시 보니 목을 조른 데는 침대가 아니고 겨우 소파였음. --; 소파는 불편해
-‘정보를 주면 분석을 해. 흥분부터 하지 말고. 응? 니가 그러니까 그때도 망쳤자나?’, 남견(南羂) 송중혁 영감 (10회).
[9] 다시 또 말하지만 사랑하는 김재중에게 제가 ‘억한 마음’ ‘앙심’을 품어서 자꾸 인용하는 것은 아니야~ 굳이 제작발표회 당시 여러 기사를 클릭해서 읽어대는 바람에 선입견회로에 빠져든 내 업보려니…--;
[10] 본방 때는 갑자기 급 촌스러워진 이 드라마가 어처구니 없… 헙! 읍! ‘너무 뻔하자나? 응?’ 했던 그런 대사. 면죄부 발급용 질문대사라고 생각해도 상황에 안맞게 어거지스럽고 … 그러나 다시 보니 어딘가 분명 생뚱스럽고…(그리고 저 국밥 좋아합니다. 스파게티, 피클, 카레 이런거 싫어해요)
[11] 그러니까 (굳이 수갑채워 끌고 다닐거면) 그녀가 변기에 앉아있을 때 철컹~채웠으면 저 대사가 딱 인데. 후후
[12] 한국판 리메이크 '스파이'의 main OST : Reuby의 'The Key to Her Heart' 가사는 마치 어떤 남자아이에게 그의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여자애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이래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는 듯한 '돌려 말하기'를 통해, 삶의 선택을 해야 하는 매순간 한시도 놓치지 말고 자신에게 진실해야 할 것에 충실해주기를,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인지를 말하는 가사입니다. 또한 이는 인간의 근원적 본성을 다루는 싸이콜로지컬 장르이자 각종 신화와 고전들의 영원한 화두이고 원형prototype입니다. 진심은 중요하지 않아요. 자신에게 진실해야만 할 '선택(관문) 앞에서'는요. 저 main OST, The Key to Her Heart 은 바로 그 때가 다가왔을 때 선택의 가치에 관한 우화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욕망이 그 진심이 너무 절실해서 서럽고 슬퍼서 웁니다. 보통의 인간들이란 그 대상의 가치나 어떤 너머의 실체와 진실이 아름답다거나, 그걸 꿰뚤어 볼 줄 알아서 울지는 않아요.
[13] 역시나 그녀는 이번에도 숨길 것은 다 숨기고 선우에게 말합니다. 자백내용을 다시 잘 들어보시면 모든 것이 타의적으로, 누가 시켰기에, 자신은 명령이라 따른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떠나는 선우가 물을 때 결국 ‘사랑한적 없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래야 숨기는 내용을 빼야만 했던 그녀의 자백이 ‘완결’되니까요. 선우가 저 거짓말을 믿을까요? 선우는 그녀가 ‘엄마나 구하라고, 고려 캐피탈에 있다’고 두 번이나 말해줄 때 이미 그녀가 자신을 위해서 던져준 말인 것을 알아요. 선우의 그 마지막 질문은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용 질문 같은 것입니다.
[14] 중요한 작전 - 이것도 드라마 전체를 관통해서 생각해보시면 몹시 중의적(重義的)인 표현인 것임. 괜히 그렇게나 오랫동안 6회에 걸쳐서 공을 들이고 들여서 (원작에는 전혀없는)에피소드를 창조한 것이 아닌 것임. 한마디로 작가님과 감독님께 정말 ‘중요한 작전’이었을 거란 이야기.
사랑놀이 - 선우도 조수연에게 '사랑놀이'를 시행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선우는 '미남계' '얼굴뽕' 좀 썼습니다. 심문 때 냄새를 맡으려할 때 굳이 그렇게 성큼 다가가서 수연이(와 시청자를) 두근두근거리게 할 필요가 없었죠. '저 그 가디건 좀 벗어서 건네봐요' 라고 했어도 됬다고. ㅎㅎ. 선우가 자기가 미남이고 여자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갖는 다는 걸 아주 잘 아는 놈이란 것은 드라마 초반에 노은아를 대할 때 잘 나타납니다. 드라마 초반에 많은 시청자들이 '선우-수연'에게서 케미스트리를 느낀 것은 여러방식으로 작품이 강조를 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15] 나도 작감님께 ‘오염’되어 수시로 중의적 重義的 표현을 써대 봅니다. 눼 --; 이미 전부터 조금은 눈치채신 분들도. ㅎ
[16] 정신나가있는 모습들을 수차례 보여줄 때 청초한 ‘김재중 얼굴뽕’이 그때마다 알아서 자동반사적 fake를 쳐주니, 오오~ 감독님은 얼마나 횡재한 맛이었을까? 크하하
[17] 완성도에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만 하지만, 그만큼 이 드라마의 본질을 꿰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은 사실임. 평범한 척 하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혜림선우네 가족처럼, 쉬운 척 하지만 쉽지 않고 친절도 하지 않아! 하하
[18] 그 집을 나간 이후에도 선우는 과거의 조각들을 회상하고는(=사랑한 적 없다는 그녀의 말이 거짓말임을 선우가 ‘이미 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서 보여주는 장면)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흘려주고, 뒤 돌아서서 ‘그녀의 집’을 바라봐줍니다. 이어진 선우시선의 카메라 렌즈 포커스는 ‘감옥의 철망’ 같은 창틀에 맞춥니다. 10회에서 그가 눈을 뜨고 바라본 집안 역시 ‘감옥의 철망’ 같은 격자무늬 파티션에 포커스가 맺힙니다. 그가 미련이 남아서 (그 엄마가 위급한 와중에) 뒤돌아보고 울었다고만 생각하면 좀 이상하게 느껴지신 분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오오 이것은 바로 ‘박.애.’?
[19] 이러면 제가 몹시? 일부러? 기독교적으로 이 드라마를 해석한다고… “너 혹시 ㅇㅇㅇ냐?”고 오해? 하실까 봐 덧붙입니다. 욥기는 전반적으로 ‘서술문(statement)’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저 3장만이 유일하게 ‘시 詩’의 형태로 무뜬금 기록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체(style)가 아예 다르다고. 그래서 저 욥기 3장은 후대(헬라 시기?-가물가물)의 ‘고전古典 삽입’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수메르 문학(메소포타미아 문명 시절)에 아주 흡사한 원형이 존재한다고 해요. 그만큼 아주 아주 오래된, (즉 구약성서가 글자로 기록되기 전 또는 구전으로 전해지기 훨씬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인간의 노래, 詩, 비가悲歌’인 것입니다.
[20] 자신을 그렇게 만든 ‘분’을 찾아가 ‘나한테 왜 그랬어요?’라고 원망하며 따지면 그때부터는 파국뿐인 것을 여러분도 알고 나도 알고. --; ‘달콤한 인생’, ‘올드보이’ 참조. ㅋ
[21] 여담&농담이지만, 급할 때 친구가 되어드린다는 러ㅅ&캐ㅅ 같은 ‘고려 캐피탈’의 설계사 황기철에게 찾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A아이G 생명 같은 계약을 체결하고 오셨던 적도 있고! ㅋㅋㅋ
[22] 게다가 그 씬 도중에 선우는 그녀와 시청자에게 엄청난 예고?경고? Warning을 날림(=’SIGN’)
: ‘전부 사실대로 얘기해서, 나쁜 놈들 잡으려고.’
[23] 이것에도 LOTR원작에서 ‘방출 당하는 Estel,아라고른’에게 굉장히 씁쓸한? (아니 ‘스파이’에서는 통쾌한? ^^) 저주spell이자 축복이 숨겨져 있음. 그런데 역시나 대놓고 … : "You shall neither have wife, nor bind any woman to you in troth, until your time comes and you are found worthy of it" (by 유사아빠,Elronde. - 8회에서 선우가 윤진을 사람들에게 ‘결혼할 사이’라고 소개할 때 도청하던 기철아빠의 자못 통쾌한 ‘코웃음 치던 모습’을 기억해내세욧! ) ‘ U cannot & shall not SEX!! ’ (아~! 간달프 더 그레이 처럼 내가 대신 외쳐주고 싶당. --; )
이것은 아마도!! 선우가 윤진이네 집에서 자더라도, 마치 살림을 차린 듯 해도, 그녀의 집 방문 전엔 늘~ 문의를 드려서 방문 허락을 구하고 선우나 윤진이는 침대에서 늘~ 옷 다 입고 일어나야만 하고, 성호르몬 뽕뽕 내뿜는 '그 쬽쬽질’을 해도(=분명히 테스토스테론 뿡뿡 생성하는 고환이 있으렸다!) 선우는 고자마냥 쓰레기를 분리수거를 하러 가야만 하는 것은 바로 그분의 ‘섭리, hidden meaning ‘일지도. ㅋㅋㅋ
[24] 병맛뇌에다가 무식해서 이런 표현 밖에…. --; 안떠오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가 선우 선우하며 입이 닳도록 부르게 하면서 정작 중요한 면모는 철저히 숨겨놓은 탓에, 작은 실마리를 엮을 생각도 못했는데 갑누나 덕분에 굉장히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걸 알겠어요.
그 그림은 아직 뿌옇게 흐린 상태지만, 대체적인 형체는 보이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내일 막방을 다 보고나면 카메라가 포커스인 하듯이 선우에 제대로 보이겠죠?
오늘 기사를 보고나니까 막판에 몰아칠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걸 알겠던데 ㅎㅎ
스파이 종영이 코앞인 건 너무 섭섭하지만, 드디어 완성된 퍼즐을 보게 될거라는 기대감에 너무 흥분되네요.^^
오늘 일하다가 퍼뜩 생각이 들어버린게요....
문득 윤진이가 혼자있으면 늘 기차소리가 들리고
-> 이걸 그동안 못풀었었는데요
11~12구간에는 아예 기차를 보여주었던게 생각이 또났거든요
기차 번호 같은게 보였었는지 pause하고 확인해봐야겠어요. 키킼키 또는 그녀의 집이나 물건중에 999가 있었는지도 나중에 복습 정주행할때 찾아보거나요. ㅋㅋㅋ 푸하하.
나 너머 병맛으로 이드라마를 즐기는 듯. ㅋㅋㅋ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선우를 중심으로 큰 그림이 그려지는 건 저도 알겠는데 진짜 예측이 안되요.
오늘 막방까지 보고서 다시 1회부터 정주행해야 제대로 이해가 될것 같아요 ㅋㅋㅋㅋ
윤진이는 불쌍했다가 나쁜년이었다가 ㅋㅋㅋ 14회까지 본 지금은 선우때문에 이해가 간다 정도예요 ㅋㅋㅋ
막방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전 싫어요......
미래에선 온 바라기누나가 쓴 댓글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니고 내일이 막방입뮈다. 하하하
p.s. 진짜 예측 불가라서...환장하게 재밌어요. 하아악~
근데 어차피. ㅎㅎㅎㅎ
이래도 헤어지고 저래도 헤어지겠던데요?
이 드라마에서의 '자기 구원'은 '집으로 가는 것'이잖아요.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 윤진이가 제대로된 선택을 하더라도 지네집에 갈거고 옳지 않은 선택을 또하면 계속 집에 못가는데...선우랑은 (옳지 않은 선택을 하면) 더 끝장인 상황이그. ㅎㅎㅎ
아마 이래서 바람누나의 윤진암도 사라지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선우가 빅엿좀 날려주길 바라긴 하죠. (그녀가 도저히 깨닫지 못한다면, 선우가 일갈해주길 상플하고 있어요. 하하) ㅎ.
하여튼 선우는 이제 '꿰뚫어 보는 자'가 되었는데...그녀를 유예해주고 있을 뿐이라고 봤어요. ^^ 자길 돕고자하는 마음은 아니까 그래서 기회를 주고 믿어주는 (윤진측에서는 계속 시험을 받고 선택을 해야하는) 과정이 계속 나오던데요.
누나 끝까지 써주셔야 됩니다 ~~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국어시간 공부하듯 ㅎㅎ 그러면서 과연 작가는 이많은 의미를 정말 의도한걸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공부했었던ㅎㅎ !!
제 자신이 ㅉㅍㄹㅅㅓ요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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