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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카레, 카레, 아아~ 카레" (스파이 1~6회 소감?)

미모甲누나2015.01.30 16:11조회 수 3995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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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카레,,, 아아! 카레



 

5~6회까지 다들 잘 보셨죠? 저 역시 저의 내장이 뒤틀움틀, 벌벌, 벌렁벌렁 거려가며 과장없이 글자 그대로 환장하겠는 맛으로 스파이를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원작을 일찌감치 다 파헤쳐 본 몇몇 1 인에 해당한다는 것은 까히누를 드나드시는 팬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실 테죠, 그래서 그동안 1~4회에 지나도록 그리고 5~6회에 모자母子 싸움윤진의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는 그 어떤 작은 소감도 찬사도 차마 쓸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감독님 연출과 작가님 대본에 대해 찬사를 드리고 싶은 그 모든 것이 결국 스포일러 및 스펙큘레이션(상플)과 연관이 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심지어 한드 스파이에서 선우에 대한 소개기사를 보고는 설정이 아주 달라질 줄로만 알고, 원작의 Eyal댓글로 거침없이 소개해버렸던 것도 몹시 후회했었습니다.) 그리하여 6회를 마친 이상,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아닐 될 이야기들 중에서만 우선 말하고 싶은 감상을 이 글로써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원작과 다른 속성에 한해서만 쓰는 글임을 밝힙니다. 즉 제가 원작을 봤다고 해서 미리 알고 있던 내용들을 다루고 언급하는 글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조차 저의 추측-speculation에 불과하지만 혹시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요소들은 쓰질 않거나 의뭉하고 간략하게넘어갈 테니, 저 역시도 결코 속시원히 쓰는 글은 여전히 아님을 또한 밝힙니다. 끄응. )

제가 예전에 이 드라마의 원작 ‘Gordin cell’자체가 스파이를 소재로 할 뿐 근본적으로 가족드라마(family drama)’이며 심리 추리극(Psychological thriller)’이라는 이야기를 댓글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버라이어리티와의 인터뷰에서 KBS 홍석구 CP님은 한국판 리메이크 스파이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셨습니다. 또한 제작발표회에서 감독님을 비롯하여 배종옥 배우님께서도 이것이 가족의 이야기라고 누차 강조하셨지요. ^^


카레05.jpg카레03.JPG카레04.jpg


(위의 내용은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면서도 실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한편 어떤 것이 더 지독한 심리극의 본질을 품고 있을까요?)


한국의 스파이가 첩보 스릴러로써도 매우 빼어난 것은 이제는 다들 인정하시고 계실 테고, 게다가 영상연출도 원작보다 월등하죠? ^^ 그러나 그것 말고도 원작에 비해 그 무엇을 가장 극단적으로 차별화시킨 것이 한국 스파이인가? 에 대해 말하고자 이 긴 서두를(앞으로 토해댈 말들에 비해 과연 이 서두가 길까요? ^^; ‘스크롤 압박 미리 죄송’, m--m) 적었습니다.

바로 Psychological thriller로서의 심화부분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가족 구성원간의 내적 갈등의 근원코드를 심각할 정도로 깊게 박았습니다. 또한 이것이 드라마의 메인 종축1로써 작용하며 끝까지 질주할 것이고, 첩보 스릴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각종 사건 전개 또한 메인 종축2로 삼지만 그것은 결국 가족코드 종축1에 종속된 대칭축으로서 병렬 병행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그렇게 완결된? 완성시켜놓은? 구조축 두 개를 갖고 달려나가는 한국판 리메이크 스파이라고 제가 호언장담 할 수 있는 것은 원작을 보았던 덕분에 보다 빨리 간파하게 된 점도 없진 않겠지만, 무엇보다 벌써 한국 스파이의 1~4회를 통해 심은 수많은 단서와 코드들이 꽉 차고도 그 균형감들이 완벽하리 느껴질 만큼 만들어주셨고 죄다 미리 엿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 여러 단서들과 중요 코드들 중 단연코 눈에 띄는 그것! 그것 딱 하나만 소재로 잡아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저 소재 하나만으로도 위의 호언장담을 완성할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고 보니까요. 그것은 바로 그 카레’,,,, 아오~ 저 징글징글한 카레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카레, 카레, 아아~ 카레입니다. 카레만 패고 카레만 팝니다. . (피클? 녹즙? 취급 안합니다. )


1. 첫 번째 카레 이야기 : “카레에도 서사가 있네?”

여기, 여느 아이마냥 엄마를 무척 사랑하고, 여느 아이보다 영리하며 월등히 예민한 정신을 타고난 어린 남자 아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역시나 영리하고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조직을 버리고 (심지어 남에게 테러까지 감행하고- 당시의 동료들을 다 날려버렸다는 2회 및 회상씬 참조) 사선을 넘어서 남한에 정착한 엄마가 있습니다.

어느 날 이 아이는 어떠한엄마의 흉내를 내었고 그것은 (그 어린 아이가 엄마의 그런 반응을 도저히 예측조차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엄마의 (주체못할) 격렬한 화난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처음으로 엄마의 심연속의 괴물 같은 짙은 어두움을 엿보게 된 충격과 더불어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엄마가 자신에게서 멀어질 수 있다는 공포(=자신이 엄마에게 거부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 나락에 빠진 아이는 실어증에 빠질 만큼 정신적 위기에 봉착합니다. 엄마를 너무나 좋아하니까요.

엄마는 그 날의 자신이 아이에게 무슨 상해를 주었는지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그녀에겐 그 어둠도 자기 자신이니까요) 많은 고군분투 속에서 어느덧 실어증에서 회복된 아이를 두고 안도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카레를 먹으면 토하기까지 한다’ ‘우리 선우는 카레를 싫어하는 데…?’ 정도로 알고 살아가는 듯 합니다. 그 일이 벌어졌던 그 날의 식탁에 카레가 존재했음을 시청자에게만 암시해주고 있죠. ( => ‘카레를 먹으면 토하기까지 한다와아아~)

영리한 아이는 실어증 극복구간 동안 엄마에게 거부rejection당하지 않을 길, 다시 전과 같은 엄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달리는 자신의 살 길모색구간이기도 하죠. . 시니컬하게 표현하자면.) 점점 엄마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는 길을 택했을 겁니다(“reaction formation”?). ‘엄마를 꽤 잘 읽어내고 예민하게 감지하고 늘 그것에 부응해주는 아이가 소년기의 선우이었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 그런데요 이 엄마가 말입니다? 일류 스파이였습니다. 아이는 그걸 모르지만. 즉 이 아이 김선우는 왕년 최고의 스파이를 상대로 그를 스캔하고 그의 행동반응을 예상해내며 한편 자신을 감추고서 상대를 속이고 만족시켜주는 그런 습성을 어린 시절부터 (본의 아니게?) 고도로 트레이닝하며 성장한 셈입니다. 이것은 달리 말해 그가 뛰어난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는 자질을 그 엄마가 (역시나 본의 아니게) 고도로 키워준 셈인 거죠.

그런 한편, 어린 아이 시절엔 제 아무리 영리한들 자신의 주변한도 내에서 입력을 받고 판단을 하고 성장하기 마련입니다. 다섯살 선우는 그렇게 그 시기를 나름 극복(?)했고, 그리고 커나가면서는 자신이 아는 한도내에서 엄마의 Identity를 규정하고 이해하려 애쓰며 성장하게 되었겠죠. 엄마가 원하는 모든 것을 받아주고 엄마의 강박적 행동들도 다 감내하는 동력은 엄마를 사랑하고 그녀를 나름깊이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아는 한에서 엄마를 규정하고 있고 그 규정 내용들에(=선우의 엄마상) 그 자신이 충분히 공감하는 즉 일종의 합리화 과정(“rationalization”)’을 겪어내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자신의 엄마는 중국 심양에서 고생하다 남한에 힘들게 내려온 조선족 여인이었고, 낯설고 남들의 시선이 따가운 남한에서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고 남한사람들보다 절대 못하지 않는 사람으로 똑부러지게 살려고 정말 고군분투하는 사람. 그리고 그것이 큰 콤플렉스인 사람. 그래서 애처로운 나의 엄마이게 선우의 엄마 인 것입니다. 그러나 본인은 절대로 엄마를 고쳐줄 수도 바꿀 수도 없다는 것 또한 깨달아가며 성장했겠지요.

그래서 엄마의 강박적 행동들에 몸서리쳐 하고(ex; 입원실에 한살림 차려와서 냉장고에 음료수병들을 정렬시키는 엄마를 뒤에서 바라보던 선우) 정말 힘들었던 하루를 홀로서만 감내하며 집으로 돌아오던 날 자신의 엄마가 마중을 나와있는 모습에서 오히려 한숨과 갑갑함, 마치 또다른 돌덩이를 마음에 더 얹은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하루를 겪었는데 엄마로 표상되는 집이 휴식처가 아니라 굴레로 선우에게 다가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소소하게는 엄마가 꽂아준 빨대를 제끼며 마시는 모습으로 반항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선우 최고의 일탈 행위이자 엄마를 제대로 배신함으로써 자신의 삶의 숨통을 찾은 방식이 바로 스파이를 택한 것이었습니다. 무조건 펄쩍 뛸 엄마 몰래!’가 그에게는 중요한 것이고, 그리고 너무나 갖혀있는 자신의 세계들을 탈출할 수 있는 최고의 스릴로서 그 일탈을 완성해갑니다.  

이제 5~6회 구간의 그 치열했던 모자싸움의 대사 중 한개를 떠올려보실까요?
- (
선우) “엄마가 나에 대해서 뭘 알아?”

정말 흔해빠진 부모자식간의 자식의 반항 레퍼토리로 참 익숙한 대사입니다. 그러나 이 대사를 선우가 내뱉을 때 식상함을 느낀다거나 익숙함을 느끼셨나요? 아뇨, 아마 누구도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어딘가 더 날이 서있고 감정적 파장이 낯설게 다가오는 것을 재경험 하셨을 것입니다. 평범한 듯 한데 어딘가 불편하고 평범치 못한 낯선 감정을 느끼신 이유는 작가가 심어둔 카레를 비롯한 에피들이 내포한 저 서사를 여러분께서도 무의식 중에라도 감지하도록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엄마 혜림은 자신이 보고 싶은 아들만을 보고 살았었고, 선우는 그동안 엄마를 완벽하게 속여왔다는 것을 한 방에 드러내주는 대사입니다.

- 잠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내용은 원작에 없어요 없어~ 내가 원작봤다고 치는 썰이 아님 -

 

2. 두 번째 카레 이야기 : “카레가 도대체 뭐라고!”

카레 얘기가 끝났을 것 같지만 다시 카레는 나옵니다. --; 카레는 드라마가 아마도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아욧. 하하하

선우씨는 어릴 적부터 카레를 좋아했구나~” vs “카레는,,,,,,마가 싫어하는 데?”

이번엔 엄마의 카레는 (아마도) 먹지 못하면서 윤진이의 카레는 맛있게 먹어주는 선우입니다. 저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선우는 윤진의 카레를 처음부터 맛있게 먹어주었다는 거죠. 한편 윤진이가 선우에게 예비 시어머니(?)에게 들은 정보의 진위를 떠보느라 선우에게 물어보자 그는 윤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저는 보았습니다. 순간 눈알을 굴리고 말을 짐짓 멈추며 시작하다가 되려 뻔뻔하게 말을 하거든요.

선우는 상대에게 그것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늘 자신을 그들에게 맞춰주는 습성을 갖고 있음은 위 카레1에서 잔뜩 말씀드렸습니다. 좋아하는 윤진이를 위해 늘 그녀의 마음을 스캔하고 다독이며 보살피려는 선우의 모습은 첫 가족 인사 후 카페에서의 장난스럽지만 지극히 사려깊은 행동으로 충분히 보여주었죠. 그만큼 타인의 마음을 감지하고 감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우임을 보여주는 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윤진이가 그녀의 처지를 언급하며 안쓰럽게 굴 때(어우~ 내 눈엔 궁상떠는 거지만--;) 그의 반응은 그야말로 어쩔 줄을 모릅니다. 그녀가 안쓰럽고 애처로와서. 하아! --; 그리하여 그녀가 계속 그런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말을 막아서기도 하고그리고 어쩔 땐 걍~ 지 입으로 그녀의 입을 막고ㅋㅋㅋㅋ (나는 선우의 그 어쩔 줄을 몰라하는 마음의 근원이 보이니까 내 입을 틀어막고…--; 심지어 4회에선가? 너무나 밝고 사랑스럽게 "내가 윤진이 왜 좋아하는 지 알아요? 엄마 닮아서"라고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김재중의 연기를 보면서 확인사살을 당하던 그 참담한 속쓰림까지... --; 저 진짜 위장약 먹었음)

단언컨데, 선우는 원래는 카레를 그날 이후로 먹지 않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윤진이를 좋아하니까 다시 먹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첫째, 선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얼마든지 메이크-오버가 가능한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고 둘째, 윤진에 대한 사랑이 엄마에 대한 사랑과 동일 선상의 위상을 차지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먹지 않던 카레를, 심지어 토하기까지 하던 카레를 다시금 윤진일 통해 처음 대면했을 때에 그것을 삼킬 수 있었던 동력은 윤진에 대한 애정의 갈구이었던 것이고 또한 맛있다 좋아한다 라고 느끼거나 표현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에게는 그것이 작은 변화와 치유를 느끼게 하는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 윤진이가 해주니까 내가 카레를 맛있게 먹네?’ 이것은 또한 셋째 의미를 부여해주기도 합니다. 그 셋째는 선우가 윤진을 자신의 치유와 안식의 상징적 대상으로 간주하게 만드는 첫 경험들의 일부였을 것입니다.

윤진이는 이 거대한 카레 서사시에 있어 이 모자 두 명의 사이에 낀 양면 거울이자 매개체이고 촉매제입니다. 그리고 거울이란 자신 쪽의 모습만 볼 수 있다는 속성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 잠깐! 다시 한번 또 말하지만, 이 내용은 원작에 없어요 없어~ 내가 원작봤다고 치는 썰이 아님 -

 

3. 세 번째 카레 이야기 : “카레의 진실을 찾아서

부제가 거창하죠? ㅎㅎ. 하지만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께 5~6회의 모자 싸움 내용을 다시금 떠올려보시라고 한다면, 이 카레 타령이 말도 안되는 과장된 헛소리라고 무조건 제끼실 수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 “내가 엄마를 오해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 “
엄마가 윤진이에게 이러면 안되는 거자나?”,
- “
아니야~! ...~!”
(절규, 아주 본능적으로 neurotic, 과민할 만큼….)


………

하지만 실은 카레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잠시 이야기를 중단하고 샛길로 새어보겠습니다. 저는 저 부분을 보면서 Ordinary People(1980)이란 영화를 떠올려버리고 말았거든요. 1980년대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을 다루는 작품입니다. 그저 문제아인 아들을 데리고 살고 그 아들의 형인 또 다른 아들을 수년 전에 잃은 가정입니다. 어느 가정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고 이들은 정말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죠. 엄마는 아직도 죽은 아들을 못잊고 원통해하며 살고 그래서 살아남은 아들을 미워하고, 아빠는 가정을 지키려고 그저 모든 것을 감내하며 적당히 외면하고뭐 주변 어딘가에는 분명 있을법한 그런 집이어요.

그렇게 계속 살아가고 살아가고 또 살아가던 어느 날 아빠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을 꺼냅니다. 있자나그 날, 그 날에 대해 말하고 싶어. (중략) 그날, 당신은우리 아들의 장례식 날내 심정이 미쳐있던 그 날당신은 (내게 신길) 구두를 골랐지…” imdb

저 대사가 나오던 순간에 울컼 쏟아지던 제 눈물의 기억은 뒤로 하고요. 구두같은 것이 바로 스파이에서의 카레가 아닌가? 라고 말씀드리자고 꺼낸 이야기입니다. 저 아버지는 자신의 가족이 겪는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아내가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에서 비롯됨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자신이 기억하는, 아내가 뒤틀리기 시작한, 그 시점을 찾아가서 꺼내는 그런 장면입니다. , ‘구두카레는 기억이나 오해, 그리고 오작동된 방어기제들로 뒤엉킨, 그래서 서로가 건드린다거나 굳이 꺼내서 보고 싶어 하지 않는(특히나 가족이란 존재들은 더더욱 그런 속성이 있죠? 가족은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완벽하게도 선택이 차단된도착지이니까요. 그러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기에 근본적으로 더욱 쉽게 상처에 노출되는 취약성과 절대적(피할수 없지만 예리한) 속성이 존재합니다.) 마음 속의 묵은 상처의 시간으로 견고히 직조되어버린 그러면서도 엉클어진 그 심연의 문을 두드려줄 수 있는 시작 단서(기억을 회귀시킬 수 있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결코 본질은 아니지만.

게다가 혜림과 선우의 5~6회 구간의 모자싸움은 그야말로 살짝 서로의 뚜껑만 달캉거리고는 서로의 문을 얼른 닫습니다. 참고로 원작에도 드라마상 매우 끝내주는(칼을 안들고도 서로를 마구 베는 전투임) 모자싸움이 존재하지만 이유도 본질도 양상도 한국 드라마와는 전혀 다릅니다. 겉으로만 드러나는 이유만 비슷하죠. ‘여친’, 그리고 간섭’. 그러나 그냥 그게 원작상 모자싸움의 끝입니다. 한국 드라마 스파이는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그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을 겪을 테니 그렇겠죠? 물론 저 모자 두 사람이 앞으로 지난 번처럼 다시금 직접적으로 대화로서 더 심하고 날카롭게 싸우고 서로를 맞닥뜨리는 에피가 계속 반복 등장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 드라마는 스파이니까요. 하하하

다들 느끼시겠지만 수연의 죽음을 비롯해서 드라마 1~6회에 이르기까지 정말 차곡차곡, 심지어 등장인물과 관계도와 새로운 관계의 국면이 시작되어가는 셋팅을 주로 담당했던 1~4회에서조차 틈틈히, 이 모자에게 특히 선우에게 닥칠 많은 사건들의 시작단서들을 빼곡히 심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선우가 극심히 겪어야 할 딜레마가 그저 가족이나 애인만이 아닌 것도 다들 예감하실 거구요. 그러나 오늘 저의 글은 오로지 카레관련 단서들이니까…^^ 다시금 카레 이야기로만 귀결시키겠습니다.

움틀움틀 모자 주변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사건들 속에 휘말려 들어가면서 선우는 엄마의 정체를 알아가게 되겠지요? 그러나 정체란 그저 간첩이란 것을 알게 되는 것으로 끝나는 단어가 아닙니다. 연쇄적으로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엄마상(), 엄마라는 존재의 정체(identity, Ego)를 새로이 규정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겪게 된다는 뜻이잖아요? 그리고 선우는 또한 그 사건들에 자의반 타의반 말려들어가면서 윤진의 정체에도 결국은 서서히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의 근원과 실체를(또는 허상을) 알아가는 진실찾기여정이기도 한 것입니다. ‘하필 카레를 그의 인생에 되갖다준 그녀의 정체(심지어 카레만 반복적으로 먹였다는 것은, 이건 진짜 작가님의 블랙 유머로 간주해도 충분하달까요? ㅋㅋㅋ). 참 아이러니하고 완벽하게 맞물리죠. 엄마는 얼마전에야 처음 아들의 여친으로 만났고, 이제야 간첩임을 알게 된 윤진이를 통해 자신이 아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계속 계속 깨닫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을 겪어내면서요. 그러면서 서로에게 왜곡될 수 밖에 없고 엇나갈 수 밖에 없는 그 이유를 엄마는 끝내 찾아내야 하고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 근원(origin 여담이지만 MBC ‘킬힐여주인공의 이름이 괜히 오리진이 아닌 것 같아~ 하악하악~)의 문에 접근하는 하나의 기억단서(끄나풀, 문고리)가 바로 그 카레입니다.

한국판 리메이크 스파이는 카레 하나만 따지고 봐도(=카레 에피만 예시로 들어도) 굉장히 풍부한 함의들과 정서 코드를 가득히 내포한 드라마지요. 원작에선 그저 남다른 애착 및 유대를 가진 모자관계로 보여주는 것이던 코드를 매우 심화시키다 못해 심각하게 뒤틀리게 재창조시킨 부분입니다. 이것(=모자관계, 달리 말해 차원이 다른 모정이라던가 가족의 의미’)에 작가님이 몹시 공을 들이고 중요한 코드로써 끝까지 메인 종축으로 작동시킬 것이라는 것은 1~6회까지 보여주신 모습만으로도 가히 충격적일 정도로 완성도가 빼어납니다. 게다가 원작 최고의 매력인 유니크한 사건 전개축의 진행과 클라이맥스마저도 정말이지 빼어나게 이 메인 종축1과 결합시킬 것으로 단연코 예상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존중하는 한국 드라마 스파이이지만, 또한 매우 다르기도 한 한국 스파이가 될 것 같다는 뜻입니다. 한국 리메이크만의 차별성을 이루는 데 있어 구조적 특성의 변형을 성공적으로 이미 끝냈고 감성 호소에 있어서도 원작 이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모든 요소 변경이 제대로 완성되었고 안착하기 시작했다고 저는 단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5~6회 구간에 보여준 모자싸움의 베인 듯 아픈 날카로움을 충분히 느끼셨고 그 뒤의 감춰진 감정들을 예감하셨을 테니까요.

…………………………
그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한국 드라마 스파이만의) ‘카레이야기여요.
또 카레가 살짝 등장하긴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윗을 보다 보니, 도청 이튿날 선우네 아침 밥상씬에 카레를 합성한 짤방을 봤습니다. 엄마가 카레를 선우에게 퍼주는 그런 짤방이었어요. 저는 한국 리메이크 스파이에서의카레는 과.. 충분히 그럴 만한(그런 짤방을 창조시킬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읽으신 분께 심심한 사죄를 드립니다. m--m 향후에 드러날 스포일러나 스펙큘레이션을 모두 빼고도 전달드리기 위해서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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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들 오늘은 보는 내내 기빨려서 (by 동달누나) 드뎌 십년만에 울 재중이의 진가를 서서히 알게 된 ㅎㅎ (by 쭝이누나)
댓글 16
  • 잘 봤습니다 선우와 엄마뿐만 아니라 기철의 말도 의미심장하죠 제3자로써 혜림 못지 않은 감각의 그가 혜림에게 던진 말은 선우를 감시하면서 아마 객관적으로 느낀 그 점 그대로인거 같아요
  • 미모갑누나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제가 무의식중에 느낀 부분들을 섬세하게 표현해주셔서
    진짜 무릎을 탁 치게 만드시네요 ㅠㅠㅠㅠㅠㅠ
    맞아맞아 공감하며 고개끄덕거리며 단숨에 읽었어요
    너무 재미있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스파이 더 잼있어질거같은 느낌♥♥
  • 미모갑누나 리뷰 정독 또 정독 ㅎㅎㅎ
    평범하면서 또 서로를 위해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두모자관계를 카레를 통해 세심하게 풀어주셔서 감사해요. 넘 재미있어요.
    자주 자주 써주세요 ㅎㅎㅎ
  • 긴글인데 한번에 훅 읽히네요.
    저도 처음엔 보통의 아들들의 행동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요
    예를들어 쓴녹즙을 마셔준다던가
    병원처럼 호들갑떠는 엄마가 귀찮지만 받아주는.
    보통의 딸들도 약간은 그렇잖아요.ㅎㅎ
    그런데 회가 거듭되고 6회에 엄마와 갈등을 겪는 씬을보니 이 드라마가 더욱 더 기대되는거예요.
    그래서 스파이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도 기대되지만 모자관계도 어떻게 풀어나갈지 매우 기대되요.

    재미있는 리뷰 너무 감사해요.
    드라마끝날때마다 미모갑누나 리뷰가 기다려질거예요ㅋㅋ
    계속 써달라는 압력넣기ㅋㅋㅋ
  • 첫눈누나님께
    미모甲누나글쓴이
    2015.2.2 00:57 댓글추천 0비추천 0

    보통의 들도 약간은 그렇잖아요.ㅎㅎ

    이게 문제인겨...선우는....


    얘가 XY, 일명 '아들'인데....저러는 게 정상이 아녀~~~ ㅋㅋㅋㅋㅋ
    여느 XY는 엄마에게도, 윤진이에게도 그들이 XX이다보니...
    증말이지~ 감지 및 감응이 아예 안되거나 잘 안되는 게
    normal, ordinary, general XY이잖아요...ㅎㅎㅎㅎ





  • 헐 이 누님 똥 얘기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더니 이런 보석같은 리뷰를! 다시 읽고 또 읽어야겠어요!
  • 동달누나님께
    미모甲누나글쓴이
    2015.2.2 01:10 댓글추천 0비추천 0

    똥말고 정말 좋아하는 건, '설사' 이야기입니다.

    설사하는걸 정말 좋아합니다. 헤헤.


  • 카레로 논문을 쓰시다니 대단해요.

     

     


    제가 요즘 카레만 봐도 속이 울렁거리는 이유를 미모갑누나가 글로 표현해 주셨네요 ㅠㅠㅠㅠㅠ


    사실 저는 스파이 내용도 좋지만 모자간의 서로를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애달픔에 더 집중하게 되거든요.


    엄마가 선우를 지독하게 사랑하지만 그건 선우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고,


    선우 또한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의 사랑을 불편해 하면서도 엄마에게 성처가 될까봐 엄마에게 맞춰주려 급급한 모습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힘들어서 후유증이 오래 가더라구요.


    가족이란게 가장 가깝지만 가장 성처를 주기 쉬운 상대이고 가장 감추고 싶은게 많은 상대죠.


    이 드라마에선 선우나 엄마가 일련의 사건들에 휘말리고 위기에 빠지고 진실을 알아가면서 서로에게 말 못했던 마음속 비밀을 꺼내 놓게 되겠죠?


    드러내면서 사건과함께 서로의 상처도 같이 정리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미모갑누나 리뷰 잘봤어요.


    다음리뷰는 언제???????

  • 저도 원작을 봤지만, 거기엔 없던 카레가 등장해서 엄마-윤진 사이의 껄끄러운 고리가 되는게 흥미롭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그런데, 단순한 흥미로움에 그칠 문제가 아니었군요!!!


    글을 읽으면서 카레의 노란색만 떠올려도 선우가 생각나서 마음이 아파졌어요.

    baiduhiqpx117.gif


    그러고 보면 스파이라는 제목도 여러겹의 함의를 읽어낼 수 있을거 같죠?

    자신을 위장하고 적의 정보를 캐내고 빼앗으려는 표면상의 스파이.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포장(위장)하면서 이중생활을 하는 선우와 엄마까지...


    선우가 외면, 내면의 스파이와 위장을 얼마나 격렬하고 고통스럽게 마주하게 될런지...벌써부터 마음이 아파와요.

    baiduhiqpx16.gif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어린 선우가 누나에게 고마워할 거 같아요. 어린 시절의 엄청난 고통을 누구의 위로나 이해 없이 견디면서 살아왔는데,

    그걸 이렇게 제대로 알아주셨으니까요. ㅎㅎ



  • 갑누님 리뷰글이   animate_emoticon%20(32).gif


    전 이해력이 딸린가 봐요 글이 어려워요 그렇지만 정말 생각하면서 읽었다는...


    누구보다도 내편이 되어줘야할 가족들의 관계가 묘하게 비틀리고 그 평화로움이 서로를 향한 조심스런 인내와 배려로 만들어진 관계


    그런 답답함을 선우는 윤진을 통해 치유하며 안식을 느끼는데


    그 윤진마저도 선우의 사랑을 이용한 스파이라는걸 알게되면 아 ㅠㅠㅠㅠ


    저 이 드라마 보면서 윤진이를 미워할거 같은 예감아닌 예감이 드네요 ㅠㅠ


    그나저나 샛길로 빠져 얘기하신 영화 대사가 정말 죽이네요 저 대사도 곱씹었다는 ㅋㅋ 스파이랑 상관없는데 말이죠 ㅠㅠ


    누님 또 또 글 써주세요 ㅠㅠ

  • 미모갑누나의 카레리뷰 잘 읽었어요.. 두세번 읽고서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ㅠㅠㅠㅠ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한가봐요 ㅠㅠㅠ 선우의 어린시절 인격형성에 엄마와의 애정관계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선우의 직업으로 스파이가 되기까지.....  앞으로 전개될 에피소드에서 선우가 직면하게 될 진실들이 얼마나 선우를 휘몰아칠 지 넘 궁금합니다ㅜㅜㅜ

  • 오올baiduhiqpx37.gif

    갑누나 지식인이었어.  카레로 이런 멋진 리뷰를  갑누나 다음편도 기다릴께요. 스파이만큼 기다려지는 갑누나의 담 리뷰는 몰까요?

  • 7,8 회 보기전에 읽은 느낌이랑 보고나서 다시 읽은 느낌이 다른건 그냥 제 기분이 그래서 일까요?! ㅜㅜ
    어렵지만 자꾸와서 읽게되는 갑누나 리뷰 ㅜㅜ
  • 갑누님은 미모만 갑이 아니라 리뷰도 갑이십니다. ㅠㅠㅠㅠㅠ

    카레가 왜 그렇게나 껄끄러웠는지 이제 알겠어요.


    스파이나 고딘 셀이나 심리극인 것 맞아요. 작은 스파이조직인 고딘 집안의 이야기이면서 고딘이라는 성을 가진 가족들의 감옥 이야기 같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우린 모두 감옥이면서 울타리인 가족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저는 심각한 것은 거부합니다. 저에게 있어 스파이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선우의 미모랍니다.

    onion_133.gifonion_133.gifonion_133.gifonion_133.gifonion_133.gifonion_133.gif 

  • 돌히누나님께
    미모甲누나글쓴이
    2015.2.2 01:09 댓글추천 0비추천 0

    cell 이 흔히 알려진 '세포'라는 뜻 말고
    '감방'을 말하는 걸 정말 잘 포착하셨군요!!! 와아~



  • 미모甲누나글쓴이
    2015.1.31 11:03 댓글추천 0비추천 0
    첨부파일에 pdf가 있어요.
    제가 ms-word로 작성했던 원본인데요.

    게시판 본문엔 올리지 않은 사족이 붙어있습니다. 이게 원래는 제가 댓글 1.2.3으로 선점하고 쓸라고 끄적인(그래서 잡담성) 내용인데요. 올리고 일하다 보니 댓글 선점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게다가 본문이 워낙 길어서 그 사족까정 다 넣기가 죄송해서...그부분은 수정조차없이 그냥 초안 끄적임 그대로 올시다.

    혹시라도 심심하신 분들은...
    첨부파일의 pdf에 담긴 사족 잡담들도 보시렵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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